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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한 병 있다고 '술판'이란 건 억울” 국립중앙의료원장의 반발

입력
2021.10.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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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오대근 기자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오대근 기자

식사자리 와인 1병은 '술판'일까, 아닐까.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국정감사에서 와인 1병 문제를 두고 국회의원들과 정기현 원장 간 기나긴 입씨름이 벌어졌다.

발단은 한 언론 보도. 지난해 12월 8일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로 격상된 첫날이었다. 이날 정 원장과 15명의 의료원 관계자들이 음압격리병동 사무공간에서 와인 한 병과 함께 식사를 한 사진이 공개됐다.

질의에 나선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이 문제를 끄집어 내면서 “지난해 12월 음압병동 술자리 사건이 있었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3차 대유행이 확산되고 있던 시점에 공공병원의 음압격리병동에서 술자리가 있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힐난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공직자의 처신으로는 적절하지 않았음을 최고 책임자인 원장님이 인정하고 사과를 하시는 게 맞지 않냐”고 말했다.

하지만 정 원장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날 의료진이 새로 모였는데 밖에 나가 밥 한 번 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 식사 자리를 한 번 가졌다고 해서 술판이라고 과장, 왜곡하는 것은 명백한 인격 침해이자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14일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한적십자사,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14일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한적십자사,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보다 못한 보건복지위원장 김민석 의원이 사과를 종용해도 정 원장은 “와인 병 하나 있었다는 이유로 술자리, 술판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동의하기 어렵다”고 버텼다. 의원들의 비판, 질타가 한참 이어지고 나서야 정 원장은 사과할 뜻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립중앙의료원을 전염병 대응의 컨트롤 타워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는 큰 진전이 없었다. 정 원장은 "고 이건희 삼성회장의 5,000억 원 기부 이후 사업 적정성 재검토 문제 때문에 추진이 늦어지고 있다"며 "설계가 내년 1~3월까지는 돼야 2026년 완공이 가능하니 국감 이후 의원들께서 신경써달라"고 호소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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