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경영대전] 대통령상 광주 광산구 "영구 임대 아파트를 자족형 공동체로"

입력
2021.10.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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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상 수상 광주 광산구 김삼호 구청장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

'영구 임대 아파트.'

이 단어엔 이중적 의미가 담겨 있다. 주거복지 정책의 기준이면서도 가난한 이들에겐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희망을 버려야 하는 곳이다. 일정 수입 이상을 벌면 방을 빼줘야 하는 거주 조건 탓이다. 그러니 이곳에 생기가 돌 리 만무다. 입주민 80%가 돈벌이에 나가지 않는다는 실태 조사 결과(광주 광산구)는 서글픈 풍경 중 하나일 뿐이다.

이곳 주민들의 복지 환경 개선 프로그램 '늘행복 프로젝트'로 제17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대통령상을 거머쥔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은 14일 수상 기쁨보다 이런 현실에 더 가슴 아파했다.

그는 "영구 임대 아파트 주민들도 존엄하고 품격 있는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며 "스스로 고립시킨 주민들을 사회로 불러내는 게 공공의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산구가 영구 임대 아파트 주민들의 돌봄(돌봄센터), 의료(방문 진료), 주거(안심 주택), 일자리(협동조합),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 연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차별과 소외를 당하는 '도심 속 섬'으로 전락한 이곳에서 '사회적 징역살이'를 하는 주민들이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자각하기 시작했다는 게 이 사업의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실제 광산구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마을 봉사나 마을 정비 등 공익 활동에 참여한 영구 임대 아파트 주민에게 사회활동촉진수당(월 5만 원)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펼쳤는데, 여기에 주민 1,165명이 참여했다. 마을이 일터인 셈이다.

김 구청장은 "복지 정책도 빈곤층에 거주지를 제공했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영구 임대 아파트 단지를 빈곤과 차별이 고착되지 않도록 자족형 공동체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열린 영구임대아파트 주민의 건강한 삶을 돌볼 늘행복 마을건강센터 개소식. 광산구 제공

지난 3월 열린 영구임대아파트 주민의 건강한 삶을 돌볼 늘행복 마을건강센터 개소식. 광산구 제공


광주=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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