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예루살렘 영사관 다시 열 것” 입장 재확인

입력
2021.10.14 18:00

지난 5월 약속했던 '예루살렘 영사관 재개관' 재확인
이-팔 분쟁에 미국 '두 국가 해법' 입장
"이스라엘 반발에? 미국 이-팔 딜레마에 빠질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가운데)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왼쪽), 셰이크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오른쪽) 아랍에미리트 외무장관이 13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가운데)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왼쪽), 셰이크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오른쪽) 아랍에미리트 외무장관이 13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팔레스타인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을 재개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의 반발이 예상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블링컨 장관은 워싱턴 국무부에서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 셰이크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과 3자 회동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 재개관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에도 블링컨 장관은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을 다시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은 과거 미국과 팔레스타인간 외교 창구였으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영사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해 대사 관할하에 뒀다. 해당 조치에 팔레스타인 측이 반발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예루살렘 영사관을 아예 폐쇄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해결을 위해 각각 독립된 국가로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추진해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예루살렘 영사관 복원을 통해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반발로 미국이 이-팔 관계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담에 앞서 기드온 자르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은 미국의 예루살렘 영사관 복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마코브스키 백악관 전 이-팔 정책 선임 고문은 "지난 6월 취임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정권 안정을 위해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미국으로서는 이스라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영사관을 복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존 하스너 미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이스라엘이 관할하고 있는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지지 없이 영사관을 복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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