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류대란에 삼성에 SOS 친 바이든

입력
2021.10.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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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목 앞두고 백악관 미국 민간 기업 등과 대책회의
LA항 24시간 비상 운영 체제 가동
월마트, 페덱스, 삼성전자, 타깃 등도 근무시간 확대키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컨테이너들이 산적해 있다. 산페드로=AFP 연합뉴스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컨테이너들이 산적해 있다. 산페드로=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말을 앞두고 물류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 등 민간 기업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물류 대란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등 경제 피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물류업체와 항만 지도부, 트럭 노조, 상공회의소 관계자 등과 화상 회의를 열었다. AP통신은 이날 회의에 삼성전자 북미법인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외국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참여했다.

백악관은 일단 물류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서부 로스앤젤레스(LA)항이 24시간 운영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물류 대란 발생 후 롱비치항이 이미 3주 전부터 부분적으로 24시간 운영에 들어간 데 이어 LA항도 같은 비상 체제를 운영하는 것이다.

또 미국의 최대 유통ㆍ물류 기업인 월마트와 페덱스, UPS 등의 운영 시간을 늘려 미 전역의 상품 운송 속도를 높이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와 홈디포, 타깃도 근무 시간을 확대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후 연설에서 “나머지 민간분야도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우리는 바로 여기, 미국에서 더 많은 제품을 만드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급망 차질 해소의 장기적 방안으로 국내외 기업에 미국 내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을 앞두고 물류 운송량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노동량이 부족해지면서 항만 물류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미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수송의 40%를 차지하는 LA항과 롱비치항의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물류 공급 위기는 부분적으로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촉발됐다”면서도 “이는 중요한 시기에 미국의 소비를 약화할 위협일 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위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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