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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이재명 손 '꼭' 잡을까... 예상보다 깔끔한 승복

입력
2021.10.13 20:50
수정
2021.10.13 2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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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축하... 작은 힘 보태겠다"
이낙연 지지자들 승복은 미지수
이재명 "함께 산 오르는 동지 됐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뉴스1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이낙연 전 대표가 13일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 선출 사흘 만의 승복 선언이었다. '이 전 대표의 경선 불복 → 여권 자중지란'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게 된 것이다. 이 지사는 "경쟁하던 관계에서 손을 꽉 맞잡고 함께 산에 오르는 동지가 됐다"며 이 전 대표에게 곧바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이 후보의 대세론이 다소 주춤해 갈등을 정리할 '힘'이 충분치 않고,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탓이다.

이 전 대표는 ‘사랑하는 민주당에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 경선 승복을 선언했다. 민주당 당무위원회가 '경선 룰이 잘못 집행돼 경선 결과에도 문제가 있다'는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의결한 지 약 2시간 만이었다.

그간 이 전 대표 측의 거센 반발 강도를 감안하면, 그의 승복 선언은 예상보다 명쾌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께 축하 드린다”며 “이 후보께서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도 했다. 소극적 승복에 그치지 않고 필요하면 이 후보를 돕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지난달 1일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서울 금천구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달 1일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서울 금천구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후보께 축하" 예상보다 깔끔한 승복

이 전 대표가 깔끔한 승복 메시지를 낸 것은 역풍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선 불복 논란 장기화로 민주당 대선 승리에 적신호가 켜지면 그 부담은 이 전 대표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당내 분위기도 냉랭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국민의힘이 자신의 침묵을 이 후보의 정당성을 흔드는 데 이용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깨끗한 뒷모습'이 '정치인 이낙연'의 후일 도모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경선 불복은 이 전 대표의 원칙주의자, 의회주의자 이미지와 어긋난다. 대장동 의혹이 이 후보를 정면으로 겨눠 '후보 교체론'이 제기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점잖은 선택'은 이 전 대표에게 최선의 선택지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측근은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조용히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을 위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대선캠프는 14일 해산한다.

지지자들도 승복할지는 미지수...가처분 신청 강행

다만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마음을 돌릴지는 미지수다. 이 전 대표 지지자의 상당수는 '이재명 대항마'로 그를 지지한 만큼, 이 전 대표의 승복 선언이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일부 지지자들은 민주당 경선 결과 효력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14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13일 이 전 대표의 열성 지지자들을 극우 성향 커뮤니티인 '일베'에 빗대는 발언을 한 것도 갈등을 다시 키울 소지가 있다.

공은 이 후보에게 넘겨졌다. 이 전 대표를 포용하는 동시에 대장동 의혹을 말끔하게 정리해야 '이재명 대세론'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분열이 겨우 봉합됐지만,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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