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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왜?... '대장동 수사 지시'가 남긴 궁금증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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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성남 대장동 투기 의혹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정치권 해석이 분분하다. 13일 더불어민주당은 “문자 그대로 투명하게 수사를 마무리하라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고, 국민의힘은 “청와대도 이재명 대선후보를 믿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의중'을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의 말로 풀어봤다.
문 대통령의 지시는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지 사흘 만인 12일 나왔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인한 '턱걸이 과반 승리 쇼크'에 빠져 있던 시점이지만, 문 대통령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 승리에 청와대도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이라며 '불안한 후보론'을 퍼트리고 나섰다. '문 대통령이 이 후보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재촉한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국민의힘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대한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은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한국일보에 “문 대통령의 지시는 국민이 분노하는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을 신속히 매듭 짓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원칙론자인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발언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정략적 포석을 깔고 발언하는 스타일도 아니지 않느냐"며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면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이 협력해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역으로 ‘대장동 특별검사 도입'에 방어막을 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명분으로 대장동 특검에 반대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로 수사 주체를 명시한 점을 봐 달라"고 했다. 다만 검경 수사가 미진해 특검 도입 여론이 불붙을 경우 여권도 ‘검경 합동수사본부 도입’ 등의 대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 것 자체가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라는 지적도 있다. 대선을 약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수사에 속도를 내느냐, 마느냐' '어느 범위까지 수사하느냐'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 '이 후보가 아닌 제3의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것' 등 해석이 분분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민정라인에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내게 보고 하지 말고, 수사기관으로부터 보고 받지도 말라'고 지시했다"며 '의도 없음'을 강조한다. 문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 때도 "경찰이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대장동 수사의 칼끝이 이 후보를 겨눌 가능성을 청와대도 염두에 두고 있을까. 수사 결과가 이 지사에 치명상을 안기면 정권 재창출은 어려워진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수사 결과를 예단해서 할 일을 피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를 겨냥한 것도, 비호한 것도 아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의 수사 지시가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대북 송금 특검 도입 때와 판박이라는 해석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대북 송금 특검’ 요구를 수용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노 전 대통령의 판단을 도운 것이 문 대통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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