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50억씩 7명 350억 로비설, 김만배에게 듣긴 했지만..."

입력
2021.10.12 21:46
수정
2021.10.12 22:3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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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50억 클럽 명단'... "듣기만 했다" 모호한 대답
"천화동인 실소유 유동규·김만배가 알 것" 말 아껴
"토지수용 외 관여 안해… 초과이익 환수 여부 몰라"

경기 성남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피의자 신문조사를 마치고 1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경기 성남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피의자 신문조사를 마치고 1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미국에 체류 중인 남욱(48) 변호사가 '350억 로비설'을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로비 대상으로 알려진 인사들에 대한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남 변호사는 12일 JTBC 전화인터뷰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50억 원씩 (로비했다는) 7명 이야기는 들었다. (김만배씨는) 그 비용을 우리에게 분담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거액의 로비 대상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선 "지금까지 언론에 나온 분들"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50억 클럽' 명단을 공개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의 이익 배분 구조를 누가 설계했는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들어갔다가 빠진 경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어느 분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추측해서 답하는 건 부적절하다.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이런 의사결정을 했다고 판단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를 의사결정권자로 알고 있고, 그 윗선은 알지 못한다"며 "아는 범위에선 유씨가 최종적으로 이 사업을 결정했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유동규씨라는 의혹에 대해선 "유씨 지분이 있다는 얘기를 김만배씨로부터 들은 사실이 있지만 그 진위는 김만배와 유동규 두 분만 알 것"이라고도 했다.

남 변호사는 자신이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맡은 역할은 화천대유의 토지 수용에 도움을 준 것일뿐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핵심 역할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구속된) 이후 이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라며 "화천대유가 토지를 수용하는 데 협조한 것 외에 내 역할은 없었다. 구속 이후론 김만배씨가 얼씬도 못 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이 공영개발에서 민간개발로 바뀌도록 정치권에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2015년 구속 기소된 적이 있다.

남 변호사는 조만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가족이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가족들 신변만 정리하면 귀국하겠다. 귀국 후 소상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대장동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8,721만 원을 투자해 1,007억 원의 배당 이익을 챙기며 특혜 의혹의 중심 인물로 떠올랐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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