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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만배 귀가 당일 영장... 뇌물 750억·횡령 55억·배임 1100억

입력
2021.10.13 04:40
수정
2021.10.13 07: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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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아들에 지급된 50억도 뇌물에 포함
'초과수익 환수 배제' 유동규와 공모 혐의도
김만배 모든 혐의 부인하자 귀가 당일 영장?
김씨 측 "허위 녹취록 기반 수사 방어권 침해"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1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1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 12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가 앞서 구속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52)씨의 배임 혐의에 대한 공범으로 성남시에 1,100억원의 피해를 끼쳤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김씨가 유씨에게 약속했다는 개발이익 700억 원도 뇌물로 보고, 이 중 유씨에게 건네졌다는 5억 원과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준 퇴직금 50억 원은 실제로 지급된 뇌물로 봤다. 김씨 측은 "정영학 회계사의 허위 녹취록을 근거로 영장이 청구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김만배씨에 대해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전날 오전 검찰에 출석해 14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한 당일,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김만배 구속영장 기재 혐의는

검찰은 김씨가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유동규씨 등과 유착하면서 불법적인 금전 거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유씨에게 사업 수익의 25%를 보장하고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700억 원 지급을 약속하면서, 이 중 일부인 5억 원을 실제 뇌물로 준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에는 700억 원이 뇌물 공여액으로 적시됐다. 뇌물을 주고 받겠다는 약속 자체만으로도 당사자 의사표시가 합치되면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화천대유 측이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에게 지급한 50억 원의 퇴직금 역시 뇌물로 인정해 영장에 적시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한 곽 의원이 대장동 사업에 있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퇴직금에 대가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화천대유 법인자금을 횡령해 뇌물 자금을 마련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김씨가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인출한 법인 자금 473억원 중 용처가 소명되지 않고 있는 55억원에 대해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김씨가 유씨와 공모해 사업 설계 과정에 초과수익 환수 조항 등을 빠지게 함으로써 성남시에 1,100억원의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해 배임 혐의를 적시했다.

김만배 귀가 당일 초고속 영장 이유

검찰이 강수를 둔 이유는 김만배씨 측이 전랄 검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씨가 귀가한 뒤 수사팀에서는 "더 이상 추가 조사할 필요성이 없다"고 결론 내리고, 빠른 신병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배씨 측이 검찰 수사의 핵심 동력인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거론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녹취록 신빙성 깨기에 주력한 게 오히려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의 명분을 제공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의혹에 연루돼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서,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검찰 수뇌부가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만배 측 "허위 녹취록 기반 수사 방어권 침해"

검찰은 전날 김만배씨를 상대로 녹취록 속 의혹을 전반적으로 훑으며 김씨 입장을 물었다. 김씨 측은 이 과정에서 김씨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열람하거나 녹음파일을 직접 들어봐야 한다는 요청을 두 차례 했으나, 수사팀은 "다음 조사 때 검토해보겠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특히 김만배씨 측은 유동규씨에게 제공한 뇌물 5억 원(수표 4억 + 현금 1억)을 강력히 부인했다고 한다.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 대해서도 사업수익 분배와 비용 정산 과정에서 빚어진 마찰 탓에 의도적으로 편집된 것이란 방어전략을 폈다.

김만배씨 측은 이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했다. 김씨 측은 "정영학이 몰래 녹음한, 신빙성이 의심되는 녹취록을 주된 증거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녹취록을 제시하거나 녹음을 들려 주지 않고 조사한 것은 법률상 보장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문성관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검찰과 경찰은 핫라인 구축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에 핫라인을 구축해 중첩 수사와 공백이 없도록 적극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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