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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7%'에 베팅한 이낙연, '승복이냐 파국이냐' 중대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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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7%포인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후폭풍의 소용돌이로 밀어넣은 숫자다. 이낙연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건 숫자이기도 하다. 이 전 대표의 대선캠프는 11일 경선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당에 제출하며 '결선 투표'를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한발 물러서 있다. 그는 11일까지 외부와 접촉하지 않고 서울 자택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진다. 당 지도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면 입장을 낼 것이라고 한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확정된 경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전 대표가 직접 '승복'을 밝혀야 민주당 경선이 '비로소' 끝나는 상황. 이 전 대표의 선택은 봉합일까, 아니면 파국일까.
'0.97%포인트'는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 50.29%에서 이 전 대표 측이 이 후보의 '진짜 득표율'이라고 주장하는 49.32%를 뺀 값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은 경선 도중 사퇴했다. 이들이 하차 전 얻은 표를 민주당이 '원래부터 없었던 표'로 처리하면서 남은 예비후보들의 득표율이 조금씩 올라갔다.
이 전 대표 측은 '선거인단과 당원들이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에게 투표한 행위 자체는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의 득표가 '원천 무효'가 아닌 '기권표'로 처리되면, 총 투표 수(득표율을 계산할 때의 분모)가 늘어나면서 이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49.32%로 내려간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결선 투표가 성사되는 것이다. '원팀 분열'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감내하면서 이 전 대표 측이 이의를 제기한 이유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1일 이 후보와 나란히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어제 이 후보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다"고 말했다. '경선 결과 번복은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송 대표는 10일에도 "민주세력이 분열될 때 5·16 쿠데타, 12·12 쿠데타가 일어났고, 광주학살을 막아낼 수 없었다”고 했다. '승복하지 않으면 공멸'이라는 메시지였다.
당 지도부가 물러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낙연 대선캠프가 경선 도중 같은 문제를 제기했을 때 이미 '경선 룰 변경은 없다'고 판정했다. 무엇보다 수락연설까지 한 대선후보를 당 지도부가 끌어내리는 모양새가 되는 자체가 엄청난 자책골이 될 것이다.
이 전 대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할 뿐, 그의 편을 드는 목소리도 별로 없다. 무효표 당사자인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은 11일 '당이 정한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승복을 촉구했다.
이낙연 대선캠프는 일단 강경한 입장이다. "(이런 상황을) 당 선거관리위가 의도했다면 부정 선거"(김종민 의원)라는 위험 수위의 말도 나왔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이 당 밖까지 전선을 확대하면서 파국으로 몰아가진 않을 듯하다. 이 전 대표가 상처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의힘에 대선 승리를 헌납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의 홍영표 공동선대위원장은 경선 결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가능성등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 "정치적·정무적 리더십이 발휘돼 슬기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광온 캠프 총괄본부장도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하는 것 같다"며 '민주적 절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의 제기가 이 전 대표 지지층을 달래고 마지막 기회를 엿보기 위한 정치적 선택이라는 뜻이다.
이 전 대표가 직접 참전하지 않고 거리를 두는 것도 수습 역할을 남겨두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당 최고위원회가 결정을 내려야 이 전 대표가 발언할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깔끔하게 승복하지 않음으로써 '의회주의자·신사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고, 이재명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도 흠집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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