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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불복' 씨앗 된 당규, 이재명·이낙연 누가 잘못 읽었나

입력
2021.10.11 09:32
수정
2021.10.11 10: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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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정세균·김두관표 투표수서 제외
1위 주자 이재명 득표율 상승폭 가장 커
"한 명만 남으면 득표율 100%냐" 조롱도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왼쪽)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왼쪽)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10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이른바 ‘명ㆍ낙 대전’은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특별당규를 근거로 경선 과정에서 중도 사퇴한 후보들(정세균ㆍ김두관)의 득표를 ‘처음부터 없던 표(무효표)’로 처리한 당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하면서다.

문제가 된 당규는 제20대 대통령선거후보자선출규정 제59조 1항이다. 이 조항에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할 땐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달 13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중도 하차하자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조항을 근거로 그가 얻은 표를 모두 무효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총 투표수(득표율 계산 시 분모에 해당)에서 아예 빠지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모든 후보의 득표율이 소폭 올랐는데, 1위 주자였던 이 후보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전까지 51.41%로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유지하던 이 후보의 득표율은 53.71%,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은 31.08%에서 32.46%가 됐다. 이후 김두관 의원이 추가 사퇴하면서 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 전 대표 측은 당시에도 “결선 투표를 무력화하는 해석”이라고 반발했다. 이미 이뤄진 투표인 만큼 총 투표수는 놔두고 중도 사퇴자들의 표만 무효 처리해야 한다는 게 이낙연 캠프의 주장이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선 “전부 사퇴하고 한 명만 남으면 100% 득표로 당선이냐”라는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다만 지도부가 이 지사 승리 결정을 번복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이미 충분한 검토를 거쳐 판단한 것이라 바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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