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0.29% 차이'로 살았다... '대장동 리스크'에 본선 경고등

입력
2021.10.10 21:00
수정
2021.10.10 21: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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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득표율 하루 새 5%포인트 급락
3차 선거인단 투표서 이낙연에 참패
"문제없다식 대응 전략, 수정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한마디로 ‘절반의 성공’이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얻었던 57% 이상 득표율을 기대했지만, 정작 받아 든 성적표는 0.29%포인트 차이의 아슬아슬한 승리였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최종 득표율 50.29%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만 1, 2위 간 결선투표를 치른다는 규정에 따라 이 후보는 곧바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웃을 수만은 없었다. 전날까지 55.29%였던 누적 득표율이 하루 새 5%포인트나 떨어진 탓이다. 득표율 급락은 이날 발표된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국민과 민주당 일반 당원 24만여 명이 참여한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 이 후보의 득표율은 28.3%에 그쳐 62.37%를 얻은 이 전 대표에게 더블스코어 차이로 밀렸다. 이전까지 이 후보가 기록한 최저 득표율이 ‘이 전 대표의 안방’인 광주·전남에서 얻은 46.95%였던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이재명 대선캠프 관계자는 “이 정도로 뚝 떨어질 줄은 솔직히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같은 결과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따른 민심의 이탈이 확인된 것이다. 대장동 의혹에 당심은 ‘이재명 지키기’로 더 결집한 반면, 민심은 ‘심판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대장동 의혹 여파에도 이 후보는 이날까지 당원들만 참여한 지역 경선에선 대부분 50%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경향신문과 케이스탯리서치가 3, 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지사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이 50.6%로 ‘국민의힘 책임이 더 크다’(31.0%)보다 높았다.

이 후보 대선캠프에서는 "당장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제 성과, 실력을 홍보할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식의 대응에 국민들이 심각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진정성 있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쪽으로 태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도 이날 JTBC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언제나 상만 주는 것이 아니다. 가끔 회초리도 준다”며 “이를 계기로 더 열심히, 더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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