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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하자 미국 대학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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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열풍에 한국의 잊혀진 전통놀이가 지구촌 곳곳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학생들은 갑자기 가던 길을 멈췄다. 해외 지하철 승강장은 딱지치기 놀이터가 됐고, 세계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선 1960년대 연탄불에 둘러앉아 국자에 설탕을 녹여 먹었던 '달고나' 뽑기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목숨 걸고 하는 동심의 놀이가 호기심을 낳고, 그 관심이 눈덩이처럼 커져 해외에서 새로운 놀이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 스티븐스공과대. 캠퍼스 내 경찰차에서 확성기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리가 한국어로 울려 퍼지자 학생들은 바로 걸음을 멈췄다. 가방을 멘 두 남학생은 악수를 하다 팔을 서로 뻗은 채로 옴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익숙한 법칙에 조건반사처럼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얼굴엔 소리 없는 웃음이 가득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참가자들의 생사를 가른 술래잡기 놀이를 똑같이 따라한 것이다. 동영상 공유사이트 틱톡에 올라온 이 영상엔 '누가 술래 로봇 역인지 궁금하다(Marymag****)', '모두가 시즌2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harmony4c****)'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필리핀 마닐라 인근 케손시티의 쇼핑몰 로빈슨 갤러리아 앞 횡단보도엔 '오징어 게임' 속 대형 술래잡기 로봇이 설치됐다. 건널목 앞에 세워진 술래잡기 로봇이 무단 횡단하는 보행자를 감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 통신원인 앤 김씨는 10일 본보에 "쇼핑몰을 방문했을 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소리에 맞춰 길을 걷다가 동작을 멈추는 외국인을 3명이나 봤다"며 "달고나를 직접 만들어 파는 카페도 생겼고, 내년 5월 대선을 앞두고 지금 한창 선거 시즌이라 '오징어 게임'속 인물과 정치인을 비교하는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딱지치기는 '힙'한 놀이로 떠올랐다. 틱톡엔 '오징어 게임'을 본 다 큰 어른들이 싱가포르 지하철 승강장(@jazephua)이나 미국의 대학 캠퍼스(@bellowbois) 등 공공장소에서 딱지치기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달고나 뽑기는 그야말로 세계를 달구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달고나를 만드는 세트가 요리도구 액세서리 분야에서 10일 기준 판매 2위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2~3일 이틀간 열린 '오징어 게임' 체험 행사장엔 달고나 만들기 등을 직접 해 보려는 인파가 구름처럼 몰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오징어 게임' 속 전통놀이가 주목받는 현상을 전하며 "유쾌한 어린 시절의 게임을 어둡게 비틀어 감성을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달고나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치맥(치킨과 맥주)'과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라면)'를 잇는 K푸드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OTT 사용량을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서 9일 기준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포춘은 '오징어 게임'이 공개 후 28일 동안 8,200만 명 이상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넷플릭스 상위 40개 프로그램의 시청자 수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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