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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다가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이 생기면…

입력
2021.10.0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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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심증, 1~15분 정도 가슴 통증이 특징

운동하다가 갑자기 심장을 죄는 듯한 가슴 통증이 생기면 협심증을 의심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운동하다가 갑자기 심장을 죄는 듯한 가슴 통증이 생기면 협심증을 의심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가을이다. 환절기엔 일교차에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이 쉽게 나빠진다. 더불어 선선한 날씨로 등산, 조깅 등 야외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심장 건강 관리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심장병인 협심증에 대해 최철웅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순환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협심증은 어떤 질환인가

“심장동맥(관상동맥) 내벽에 찌꺼기가 쌓이면 혈관 공간이 좁아진다. 그러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심장 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협심증이다. 서구식 식생활과 운동 부족으로 허혈성 심장 질환 환자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협심증 증상은 ‘가슴이 답답하고 쥐어짜는 것처럼 아프다’며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무거운 돌로 가슴을 누르는 것 같고, 심장이 조이는 것 같다'고 한다.

가만히 있을 때 가슴 통증이 생기는 게 아니라 운동 중일 때, 무거운 물건 들어 올릴 때, 스트레스 받을 때, 성관계를 할 때, 과식할 때 등 보통 심장 근육이 빨리 뛰는 상황이거나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운동을 멈추거나 스트레스가 없어지면 증상도 갑자기 사라진다. 대개 통증은 최소 1분, 최대 15분가량 지속된다. 협심증일 때 미리 알아채고 관리해야 한다. 이것만 잘 알아차려도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가슴 통증 외에도 나타나는 증상이 있나.

“통증이 심장 위쪽으로는 간혹 어깨나 복부, 팔, 턱, 치아로도 이어진다. 아래쪽으로는 배꼽까지 통증이 나타난다. 팔 안쪽이나 목으로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일부 환자는 치통으로 나타나 치과를 찾기도 한다.

오히려 가슴은 전혀 안 아프고 팔이나 목만 아플 수도 있다. 따라서 가슴이 아니더라도 팔, 턱, 목 등에 통증이 있다. 아무리 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없고, 운동 중에 통증이 심해지면 협심증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운동 중에는 체내 혈액 공급이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하므로 심장이 더 빨리 뛰면서 좁아진 혈관에 무리가 가고 통증이 심해진다. 몸의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눈 여겨 봐야 하는 증상은.

“협심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변이형 협심증이다.

안정형 협심증은 운동하거나 계단이나 언덕 오를 때 통증이 유발된다. 불안정형 협심증은 휴식을 취할 때도 통증을 나타난다. 변이형 협심증은 주로 새벽이나 이른 아침, 혹은 과음 다음 날 술이 깰 즈음 통증이 발생한다.

협심증이라면 통증이 5분 이내 지속되지만 안정을 취하거나 약을 복용하면 가라앉는다. 협심증을 방치하면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협심증 중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게 바로 ‘불안정형 협심증’이다. 심근경색증으로 진행되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된다. 이럴 땐 약 복용해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협심증이 생기는 이유는.

“만성 성인병이다.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같은 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은 일반 사람보다 협심증 생길 위험이 훨씬 높다. 흡연ㆍ음주ㆍ비만도 협심증의 주원인이다.

협심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실 가족력이 가장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위험군이라면 가슴 통증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평소 심장 검사를 잘 받아야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약물, 내과적 시술, 외과적 수술로 나뉜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작은 혈관의 협착으로 허혈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만으로 치료한다.

불안정성 협심증이거나 허혈 범위가 크거나 고위험군이거나, 병변 위치가 나중에 문제 생겼을 때 매우 위험할 수 있는 부위라면 시술이나 수술로 치료한다. 약물 치료를 충분히 했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흉통이나 숨찬 증상이 있을 때는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한다.

스텐트 시술은 좁아진 관상동맥 부위를 풍선으로 확장한 뒤 동맥이 다시 좁아지지 못하게 금속 그물망으로 만든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효과가 좋아 많은 환자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시술 받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생활 습관 관리와 더불어 스텐트에 혈전(피떡)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아스피린 계열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관리를 잘하지 못해 혈관이 시멘트처럼 딱딱해지는 석회화가 심하면 스텐트 시술이 불가능하다. 스텐트 시술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좁아진 부위를 우회해 대동맥과 관상동맥을 이어주는 관상동맥 우회술 등 수술이 권유된다.”

-예방은 어떻게 하나.

“대부분의 협심증 환자는 진단을 받은 뒤 ‘건강검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이상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기본 건강검진으로는 협심증을 알기가 어렵다.

현재 건강검진 프로그램에는 심장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검사 항목이 없다. 설령 건강검진에서 결과가 ‘정상’이어도 심장 질환이 없는 게 아니다. 협심증을 앓고 있지만 증세를 느끼지 못해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어서 대단히 위험하다.

자신이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환자라면 건강검진 시 심장 초음파 검사나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따로 받기를 권한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스크리닝이 가능하다. 이밖에 운동 부하 검사, 경동맥 초음파 검사 등이 있다.

협심증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은 우선 담배를 끊어야 한다. 협심증 환자를 비롯한 모든 질환 환자에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금연이다.

스텐트 시술을 하면 몸 상태가 좋아지니 담배 한 대 피운 후 ‘어? 괜찮네’하면서 또 한 대 피우다 금연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환자가 허다하다. 협심증 환자가 담배를 계속 피우면 심근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협심증이 있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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