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가, 상속세 위해 2조원대 삼성 주식 판다

입력
2021.10.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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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이부진, 이서현?
KB국민은행과 처분신탁 계약
전자·SDS·생명 등 시가 2조1000억 원 상당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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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일가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전자를 포함한 2조원 넘는 계열사 주식 매각에 나선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 지분 2.3%를 보유한 홍 전 관장은 지난 5일 삼성전자 주식 1,994만1,860주에 대해 KB국민은행과 유가증권 처분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삼성전자 주식의 0.33%에 해당한다. 8일 종가(7만1,00원) 기준으로는 1조4,258억 원 어치다.

처분신탁의 목적은 ‘상속세 납부용’이다.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식을 팔겠다는 것이다. 계약기간은 내년 4월 25일까지다. 홍 전 관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개인 최대 주주인데 주식 매각이 이뤄지면 지분율은 1.97%로 낮아진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같은 날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1.95%, 8일 종가 기준 2,422억 원 어치)에 대해 KB국민은행과 처분신탁 계약을 맺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생명 주식 345만9,940주(2,473억 원 어치)과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2,422억 원 어치) 처분신탁 계약을 맺었다.

이를 더하면 이건희 회장 유족이 처분하려는 주식 가치는 8일 종가 기준 2조1,575억 원 규모다.

앞서 이 회장 유족은 12조 원대에 달하는 상속세의 5년 연부연납을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등 보유 주식의 일부를 법원에 공탁했지만, 주식 처분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이건희 회장은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 약 26조 원의 유산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중 계열사 주식 지분 가치만 약 19조 원에 달한다. 주식 지분에 대한 상속세만 홍 전관장 3조1,000억 원, 이재용 부회장 2조9,000억 원, 이부진 사장 2조6,000억 원, 이서현 이사장 2조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재계에서는 상속세 규모가 큰 만큼, 이 회장 유족이 추가로 주식이나 부동산 처분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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