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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하면 동거하는 아이 등교 못 한다... "보건소·의료진에 일 몰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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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와 보호자, 1인 가구 중심이었던 코로나19 재택치료 대상자가 확대된다. 입원할 필요 없는 70세 미만의 무증상·경증 확진자는 본인이 원하면 집에서 열흘 동안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재택치료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야 11월 초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재택치료 체계는 의료진과 보건소의 업무 부담이 너무 크다고 우려한다. 가족 간 감염 위험을 차단하기도 쉽지 않아 자칫 코로나19 유행을 오히려 확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8일 방역당국이 발표한 코로나19 재택치료 세부 방안에 따르면 70세 미만의 무증상·경증 확진자라면 누구나 재택치료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고시원처럼 다른 사람과 접촉 차단이 어려운 곳에 살거나, 비대면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엔 불가능하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마련한 요건도 만족해야 한다. 가령 서울에선 3인 이하 가구만 재택치료를 허용하고 있다.
재택치료 기간은 확진일 또는 증상 발현일 후 열흘이다. 그동안 외출이 금지된다. 방역당국은 위치추적이 가능한 앱을 이용해 재택치료자의 이탈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탈하면 손목에 안심밴드를 착용해야 하고, 고발 조치될 수 있다. 현관문을 열고 택배를 가져가는 건 가능하지만, 배송원과 접촉해선 안 된다. 재택치료 중 나온 쓰레기는 밀봉하고 겉을 소독해서 집안에 보관해뒀다가 격리가 해제된 날부터 3일 뒤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면 된다.
예방접종을 완료한 동거가족은 재택치료자와 같은 집에서 생활할 수 있다. 다만 화장실과 주방을 별도로 쓰고 식사도 따로 해야 한다. 외출도 등교도 안 된다. 김지연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진료지원팀장은 "화장실이 하나라면 사용할 때마다 변기 두껑을 닫고 소독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택치료자와 접종완료 동거가족은 격리가 함께 해제된다. 이때 동거가족은 코로나19 유전자(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재택치료자에게 필요한 보호자라면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았어도 일단 공동 격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접종 미완료 보호자는 재택치료자가 격리에서 해제됐어도 그날부터 14일 동안 추가로 격리하고 PCR 검사도 받아야 한다.
재택치료자는 하루에 2번씩 체온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하고, 하루에 1번 이상 의료진과 통화해 건강 상태를 확인받게 된다.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 몸이 아플 때는 보건소에서 지정한 의료기관이나 협력의사에게 비대면으로 상담과 처방을 받는다. 처방받은 약은 보건소에 전달을 요청할 수 있다. 응급 상황에는 24시간 연결되는 비상연락처로 전화하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병원 이송 여부가 결정된다.
집에 머물다 증상이 생기는 환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지역에 맞는 의료 체계가 마련된다. 경기 강원 인천 세종 충남 경남 제주는 지자체가 간호사를 직접 고용해 건강모니터링 전담팀을 구성하고 24시간 운영한다. 아울러 민간 병원의 재택치료협력의사를 지정해 전화 상담을 맡기고 진찰료를 지급한다. 서울과 부산을 포함한 나머지 10개 지자체는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아예 재택치료 담당으로 지정하고 여기서 재택치료 환자를 관리하도록 한다.
문제는 환자의 비대면 설명만으로 의료진이 어떤 치료를 해야 할지,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지 등을 신속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네 의원은 코로나19 진료 경험이 없고 24시간 모니터링을 못 하기 때문에 결국 코로나19 환자를 봐온 감염병 전담병원에 업무가 집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택치료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려면 동네 의원들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업무 과중은 보건소도 마찬가지다. 하루 두 번씩 재택치료자에게 전화해 상태를 확인해야 하고, 동거가족의 긴급 외출에도 동행해야 한다. 앞으로 재택치료가 매일 수만 명 수준으로 확대될 걸 가정하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보건소가 지역 내 재택치료자를 매일 모니터링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고위험군이 재택치료 중 갑자기 증상이 악화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감염 차단이 쉽지 않을 거란 예상도 나온다. 재택치료는 격리를 개인의 자율에 맡기다 보니 이탈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앱으로 관리한다 해도 휴대폰을 놓고 나가면 그만이다. 김 교수는 “유럽에선 재택치료자가 병원을 다녀오는 사이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며 “가족 간 전파율이 10~20%인 상황에서 완벽한 방역은 불가능한 만큼 재택치료 확대 후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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