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메기' 토스, 타다 전격 인수… "모빌리티로 영역 확장"

입력
2021.10.08 15:50
수정
2021.10.0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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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차량공유 서비스 재개할지는 미정

법까지 바꿔가며 택시업계와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차량공유서비스 '타다'가 금융기술(핀테크) 서비스로 유명한 '토스'에 인수됐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8일 쏘카가 보유한 타다 운영사 브이씨앤씨의 지분 60%를 인수하기로 하고 3사 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분 인수는 쏘카가 브이씨앤씨의 신주를 발행해 비바리퍼블리카에 넘기는 형태로 진행되며 인수 금액은 비공개다.

타다는 2018년 시작된 차량공유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하면 승합차로 승객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실어 나르며 단시간 내 17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택시업계와 유사 택시 영업 논란으로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다. 결국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4월 '타다 금지법'으로 알려진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을 개정하면서 타다의 차량공유 서비스는 불법이 돼 중단됐다.

차량공유서비스 '타다' 차량이 법 개정으로 불법화되기 이전에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차량공유서비스 '타다' 차량이 법 개정으로 불법화되기 이전에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달 중 주식인수계약을 마무리해서 브이씨앤씨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올해 말 새롭게 개편한 타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서비스를 검토할 것"이라며 "핀테크 서비스 토스와 결합했을 때 효과가 큰 사업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논란이 된 타다의 차량공유 서비스를 합법적 형태로 바꿔서 재개할지도 미정이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다른 형태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확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브이씨앤씨 인력과 현재 제공 중인 '타다 라이트'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된다. 타다 라이트는 개인 및 법인 택시 면허보유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플랫폼 가맹 사업이다. 이정행 브이씨앤씨 대표도 계속 대표직을 맡는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타다 인수를 통해 핀테크 사용처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동수단(모빌리티)이라는 새로운 사업 진출보다 기존 토스 결제 등 핀테크 쓰임새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국내 택시 결제시장 규모가 연 매출액 기준 12조 원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스마트폰 호출 앱이 차지한다"며 "창업후 사업이 고착화된 시장에 진출해 혁신으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이번 타다 인수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시장 확대를 위해 말레이시아의 그랩처럼 차량호출과 핀테크 결합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현재 비바리퍼블리카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토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약 2,000만 명이다. 여기에 최근 '토스뱅크'가 세 번째 인터넷은행으로 인가받았고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등 증권과 보험 서비스까지 하고 있어 타다를 통한 모빌리티 결제가 추가되면 토스의 사업 영역과 이용자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남아 있는 타다에 대한 택시업계의 불편한 인식을 해소하는 것이 과제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택시업계와 이용자 모두 이익이 되는 서비스로 택시기사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 인식을 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택시기사들이 선호하는 플랫폼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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