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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장에 30억, 실탄은 350억"... 검찰,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

입력
2021.10.08 13:20
수정
2021.10.08 13:3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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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회계사 녹취... 김만배 정치권 금품 제공 발언
최윤길, 성남시의장 지낸 후 화천대유 부회장 재직 중
김만배 측 "로비설 사실 아냐… 과장된 말이 녹취된 것"

체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모습. 뉴시스

체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모습. 뉴시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성남시의회 의장 등에게 수십억 원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대장동 특혜 의혹의 '키맨'인 정영학(53) 회계사의 녹취록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을 토대로 김씨가 실제로 금품 로비를 시도했는지 수사 중이다.

8일 야권에 따르면,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는 김씨가 "성남시의장에게 30억 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 원이 전달됐고 실탄은 350억 원이다"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록은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민관합동업체인 성남의뜰 주주인 정 회계사가 2019년부터 김씨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기록이다.

다만 녹취록에는 30억 원과 20억 원을 받은 성남시의장과 성남시의원이 누구인지 특정돼 있지는 않다. 검찰은 성남시의회 의장 출신인 최윤길씨가 지난해부터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근무하는 점을 주목하고, 녹취록 속 의장을 최윤길씨로 보고 있다.

최씨는 2012년부터 2년 동안 성남시의회 의장을 지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의장에 선출됐으나 한 달 만에 탈당하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최씨는 의장 재직 중인 2013년 2월에는 성남시의회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를 통과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씨는 성남시의원 시절이던 2010년 대장동을 개발하려던 민간 사업자에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에서 빠지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해당 업자가 이후 "돈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하면서 형사처벌은 면했다.

검찰은 화천대유 측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에 금품 로비를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녹취록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김만배씨 측은 이에 대해 "350억 원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개발 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하게 되자 투자자들간에 이익 배분비율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예상 비용을 부풀려 주장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사실들이 녹취된 것"이라며 "이 사업과 관련된 모든 계좌의 입구와 출구를 조사해 자금 흐름을 빠짐없이 규명한다면 객관적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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