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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촬영' 안저 검사로 3대 실명 질환 진단 가능

입력
2021.10.07 19:04
수정
2021.10.07 19:1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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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ㆍ당뇨망막병증ㆍ황반변성 등 3대 실명 질환

대한안과학회가 눈의 날(14일)을 맞아 안저 검사 등을 장려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한안과학회 제공

대한안과학회가 눈의 날(14일)을 맞아 안저 검사 등을 장려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한안과학회 제공

대한안과학회는 제51회 눈의 날(10월 14일)을 맞아 ‘3대 실명 질환, ‘안저 검사’로 한 번에 빠르고 쉽게!’라는 슬로건으로 안저 검사로 정기검진을 장려하는 운동을 펼친다.

대한안과학회는 매년 10월 두 번째 목요일을 ‘눈의 날’로 정하고, 실명 질환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안저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올해는 10월 14일 눈의 날이 있는 셋째 주(10월 11~17일) 눈 사랑 주간 동안 국민에게 안저 검사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대한안과학회가 권장하는 안저 검사는 녹내장ㆍ당뇨망막병증ㆍ황반변성 등 실명을 초래하는 3대 실명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눈 검사다.

안저(眼底)는 시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신경 부분인 망막, 망막혈관, 시신경유두 등을 종합해서 이르는 말이다. 안저 검사는 이런 망막이나 시신경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기본 정밀 검사다.

왼쪽부터 정상, 녹내장 초기, 녹내장 말기의 모습. 대한안과학회 제공

왼쪽부터 정상, 녹내장 초기, 녹내장 말기의 모습. 대한안과학회 제공


◇3대 실명 질환 늦게 발견하면 회복 어려워

3대 실명 질환인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은 초기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안저 검사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진적으로 위축돼 주변 시야부터 좁아지는 질환이다. 말기까지 중심 시야가 보존돼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ㆍ심혈관 질환 등 기저 질환을 앓는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질병 악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선 약물ㆍ레이저ㆍ수술이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산소ㆍ영양분을 공급하는 망막 미세혈관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시력이 떨어지는 당뇨 합병증이다.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당뇨병 환자 가운데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19.6%였고, 당뇨병 투병 기간이 11년 이상일 때 40%의 유병률을 보였다.

당뇨망막병증을 앓으면 비문증(날파리증ㆍ눈앞에 먼지나 벌레 같은 것들이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 변시증(사물이 비뚤어져 보이는 증상), 시야 흐림, 야간 시력 저하 등을 느낄 수 있다.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혈당 조절과 함께 정기적인 안저 검사가 필수적이다.

일정 단계 이상 진행 시 추가적인 악화를 막으려면 약물ㆍ레이저ㆍ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지만, 진단이 늦어져 병이 많이 진행됐다면 치료해도 시력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부에 변성이 생겨 시력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시야 한가운데가 검게 가려 보이거나, 계단이나 바둑판 같이 직선으로 돼 있는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고령ㆍ흡연ㆍ유전 인자 등이 원인으로 높은 체질량지수(BMI), 이상지질혈증, 심혈관계 질환, 자외선 노출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황반변성은 항산화 효과가 있는 루테인, 비타민, 미네랄 포함 제제 복용, 유리체 내 항체 주사 등으로 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실명 질환 늘고 있지만 검진 인식 낮아

질병관리청과 대한안과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2017~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세 이상 국민의 주요 눈 질환 유병률은 나이관련황반변성(AMDㆍ노인성 황반변성) 13.4%, 녹내장 4.3%, 당뇨망막병증 18.7%였다. 특히 70세 이상에서는 3.2명당 1명이 황반변성이었다.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분석 결과에서는 노화와 관련이 깊은 녹내장, 황반변성 유병률이 10년 전보다 각각 99.0%, 104.8% 급증했다. 특히 녹내장은 70대 이상에서 147.1%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질병의 증가 추세와 달리 아직 국민의 안과 검진 인식은 매우 낮다.

2010~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25%는 한 번도 안과 검진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18년 조사에서도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합병증 확인을 위해 안저 검사를 받은 사람은 23.5%에 불과했다.

◇1초 안저 검사면 실명 질환 쉽고 빠르게 진단

100세 시대, 국민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안저 검사는 안저 카메라로 동공을 통해 안구 내 구조물을 촬영하는 방법으로 1초 정도면 검사가 끝난다.

무해한 빛으로 단시간 촬영하는 비침습적 검사이므로 후유증도 없다. 전국 안과 의원 1,500여 곳(2018년 기준)에서 안저 검사가 가능하기에 쉽고 빠르게 진단을 받을 수 있다.

3대 실명 질환은 환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악화돼 실명을 일으킬 수 있지만 조기 진단으로 적절히 치료하면 실명을 막을 수 있기에 주기적인 안저 검사로 예방과 조기 발견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안과학회는 몇 년 전부터 의료 형평성이나 보편적 건강 보장 측면에서 국민의 눈 건강 증진을 위해 안저 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종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부산대병원 안과 교수)은 “고령 사회로 갈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3대 실명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으므로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 1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안저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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