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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인 그런 사람 아니다" 윤석열이 역정 낸 유튜버 '정법'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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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 사이 화두로 떠오른 '역술인' 중 하나인 '정법'이 7일 온라인 화제로 떠올랐다. 윤 전 총장이 "미신이나 점 보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라며 유 전 의원에게 영상을 보라고 권하기까지 했는데, 유 전 의원은 "이런 유튜브 볼 시간에 정책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앞서 6일 토론회 도중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무속인을 만난다는 증거 중 하나로 '천공스승'이라는 이름을 꺼냈다. 윤 전 총장은 "천공스님은 알긴 아는데 멘토라는 얘기는 과장된 것"이라고 답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난 뒤에는 '정법'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여기서는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 측 설명이 갈린다. 윤 전 총장 측은 "토론회가 끝나고 난 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에게 '정법'이라는 분의 동영상을 보라고 권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 측은 "윤 후보가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 될 수도 있다'고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며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 측이 "유 후보는 토론회에서 정법은 거론한 적도 없는데 대체 정법은 또 누군가"라고 되물었지만, 사실 '천공스승' 또는 '천공스님'과 '정법'은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인물은 현재 '진정스님'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홈페이지 '정법시대'를 두고 강연과 저술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강의를 올린 유튜브 아이디는 '정법2013'이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정법'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럼 '정법'은 누구인가. 이 인물의 실제 유튜브를 보면 자신의 저서를 홍보하면서 "유튜브 전 세계 2억 조회수가 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누적 영상 조회수는 약 2억2,609만회, 구독자는 8만3,100명이다.
높은 조회수의 비법을 따지고 보면 물량 공세다. 강의 혹은 상담하는 영상을 잘게 쪼개, 10분 남짓의 분량으로 총 1만1,594개 이상의 영상을 올렸다. 각각의 조회수는 대체로 1만 회 안팎이며, 조회수가 높은 것은 114만 회에 이른다. 구독자는 적지만 보는 이들의 충성도는 높은 셈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강의 내용을 보면 중년기의 외도, 바람직한 부부 생활, 인간관계 등 일상 생활 소재부터 '허경영씨의 말이 현실화한 이유'나 경제 문제 등 사회적 내용까지 망라하고 있다. 대체로 중·장년층이 공감할 만한 소재와 상담에서 문의를 받은 내용 등을 적절히 정리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 등을 설파하는 내용이다. 윤 전 총장에 관련된 영상도 있기는 하지만 특별히 사적 관계를 과시한다거나 공개 지지한다는 내용은 없다.
윤 전 총장 측도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윤희석 대변인은 정법에 대해 "그분은 역술인이라고 얘기하긴 좀 어폐가 있다"며 "적어도 그분이 얘기하시는 것 중에 사리에 맞는 부분이 있어서 강의를 하신 동영상을 후보가 몇 번 봤다는 걸 가지고 미신이나 무속과 연결시키는 건 상당히 거리가 먼 얘기"라고 말했다.
정법 또는 천공스님 본인은 어떤 입장일까. 그는 7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과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게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을 했다"면서도 "멘토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건희씨가) 연락이 왔다 해서 그러면 내가 있겠다고 해서 만났는데, 만날 때 윤 전 총장이 남편이니까 같이 왔어요. 그래서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사이죠. 윤 전 총장이 부인한테 묻는 거를 몇 마디 하는 거를 듣고는 자기도 뭘 좀 물으니까 다른 법칙은 가르쳐 주는 그런 차원에서 내가 말씀해드리고."
그러면서 그는 윤 전 총장에게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줬다고 밝혔다.
"정리할 시간이 될 것이다, 이런 코칭을 해줬죠. 그래서 너무 오래 싸우면 모든 검찰들이 어려워질 거니까 그런 것들을 조금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에는 윤 전 총장을 만나지 않았다"며 "멘토 관계도 아니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토론회에 나온 것도 자신과 관계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그런 짓 못하게 한다"며 "누가 해줬는지 어떠한 환경에 재미로 이렇게 됐는지 몰라도 저한테 자문을 했으면 그런 건 전혀 못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 인물이 스스로 산에서 17년 동안 묵언 수행한 끝에 스스로 깨달은 '스승님'으로 부른다는 점, 흔한 '도사'와 같은 외모를 한 점 등을 거론하며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인물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최서원씨나 러시아 제국 말기의 '괴승' 라스푸틴에 빗대기도 했다.
유 전 의원 측도 '손바닥 왕(王)자'에서 시작된 '무속 마니아 윤석열'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듯 불을 재차 지피고 있다. 유승민 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 권유대로 '정법 시대'를 보니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김정은 삼부자가 희생 속에 통일을 이루어 내고 영웅 중의 영웅 집안이 탄생해 노벨상을 받게 된다'는 맨정신엔 듣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 자신은 페이스북에 "소위 '정법'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봤는데 감흥이 조금도 없었다"며 "이런 영상 보셔서 손바닥에 '王'자도 쓴 채 TV토론에 나오신 건가. 이런 유튜브 볼 시간에 정책 준비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적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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