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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파트너는_일회용소모품이_아닙니다... 강남북 트럭 순회 시위

입력
2021.10.07 19:25
수정
2021.10.07 19:4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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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북 나눠 전광판 내건 트럭 운행
적정 인력 배치, 임금 체계 개선 등 요구

스타벅스 직원들이 7일 스타벅스의 과도한 텀블러 증정 이벤트와 이로 인한 근무자들의 과로 등을 비판하는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YTN 스타벅스 앞에 트럭이 정차해 있다. 이한호 기자

스타벅스 직원들이 7일 스타벅스의 과도한 텀블러 증정 이벤트와 이로 인한 근무자들의 과로 등을 비판하는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YTN 스타벅스 앞에 트럭이 정차해 있다. 이한호 기자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본사의 잦은 판촉 행사 탓에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7일 이틀 일정으로 이에 항의하는 '트럭 순회 시위'에 나섰다. 사내에서 '파트너'로 불리면서 노조 결성 없이 일해온 이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건 스타벅스가 국내 영업을 시작한 1999년 이래 처음이다.

이날 시위는 트럭 2대에 파트너들의 요구 사항을 알리는 전광판과 간판을 달고 서울 강북과 강남 지역을 각각 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광판엔 '10년차와 한달차 바리스타가 같은 시급을 받는 임금 제도를 개선하라' '과도한 판촉 비용 감축하고 인사 비용 강화하라' 등의 문구가 번갈아 송출됐고, 간판엔 '#스타벅스파트너는_일회용소모품이_아닙니다'라는 해시태그가 적혔다.

강북 트럭은 오전 10시 마포구 YTN 본사 앞에서 출발해 상암동과 홍대입구역 등을 지나 최종 장소인 중구 스타벅스코리아 본사까지 운행됐다. 강남 트럭은 국내 스타벅스 1,000호점인 청담R점을 목적지로 삼고 강남역, 역삼역 주변을 순회했다.

앞서 시위를 주도한 파트너 3명은 전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7, 8일 시위를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수년간 지속된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굿즈 판매, 사은품 증정 등 과도한 마케팅 행사를 강행하면서 파트너를 소모품 취급했다"면서 회사에 개선안을 요구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7일 스타벅스의 과도한 텀블러 증정 이벤트와 이로 인한 근무자들의 과로 등을 비판하는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시위를 위한 트럭이 도로에 들어서고 있다. 김소희 견습기자

스타벅스 직원들이 7일 스타벅스의 과도한 텀블러 증정 이벤트와 이로 인한 근무자들의 과로 등을 비판하는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시위를 위한 트럭이 도로에 들어서고 있다. 김소희 견습기자

이번 시위가 조직된 계기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리유저블 데이' 행사였다. 스타벅스 창사 5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디자인된 다회용컵에 음료를 담아주는 행사였는데, 매장에 따라선 대기 음료가 650여 잔에 달했고 직원들 사이에선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파트너 A씨는 "이번 시위는 그간 쌓여온 게 터진 결과"라며 "과도한 마케팅을 멈추고 매장에 충분한 인원을 배치해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시위에 공감한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김모(34)씨는 "매장에 파트너가 서너 명밖에 없어서 점심시간에는 30분을 기다릴 때도 있었다"며 "프리퀀시(음료 구매 인증 스티커) 이벤트 때 긴 대기줄을 보면서 파트너들이 많이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호섭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는 6일 사내 메일을 통해 "파트너들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점검하겠다”며 사과했다.

최은서 기자
김소희 견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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