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문화재청, 곽상도 아들에게만 '초스피드' 아파트 시공 허가"

입력
2021.10.06 15:45
수정
2021.10.06 18:20
0면
구독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문화재 출토 지역 외 시공 허가
빨라야 일주일에서 열흘 걸려
조력자의 도움 있었던 것 아닌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 사퇴를 밝힌 뒤 퇴청하고 있다. 곽 의원은 “어떤 말을 드려도 오해만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국회의원으로 더 활동하기 어려워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뉴스1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 사퇴를 밝힌 뒤 퇴청하고 있다. 곽 의원은 “어떤 말을 드려도 오해만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국회의원으로 더 활동하기 어려워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문화재 발굴 문제를 발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던 데는 '조력자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나라 문화재청의 능력으로는 이렇게 초스피드 결재가 안 난다. (부분 완료 허가는) 빨라야 일주일에서 10일 이상 걸린다"며 "이틀 만에 했다(허가를 받았다)는 건 조력자 없이 가능했을까(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곽씨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재직 당시 문화재청의 '부분 완료' 허가를 이틀 만에 따냈는데, 통상의 행정처리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빨랐다는 게 황 소장의 얘기다. 부분 완료는 문화재 출토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허가해 주는 제도다.

곽씨가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원의 근거로 들었던 '풀기 힘든 문화재 문제'가 부분 완료 허가 건으로 추정된다. 당시 아버지 곽 의원은 문화재청을 감독하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이었다.


대장동 아파트 개발 부지. 왼쪽 사진의 분홍색, 하늘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모두 문화재 산포지인데 하늘색으로 표시된 지역만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오른쪽 사진의 초록색은 원형보존녹지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캡처

대장동 아파트 개발 부지. 왼쪽 사진의 분홍색, 하늘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모두 문화재 산포지인데 하늘색으로 표시된 지역만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오른쪽 사진의 초록색은 원형보존녹지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캡처

황 소장은 "대장동 개발 때 문화재 표본 발굴대상 지역 선정을 지나치게 축소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판교와 분당은 삼국 시대 신라와 백제의 격전지로 유물이 쏟아지는 지역이다.

그는 "대장동 아파트 예정 부지 중 샘플테스트(표본 발굴)를 열 군데는 해야 했는데 서너 군데만 했고, 정밀조사까지 나아간 지역은 전체 면적의 0.28%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도만 발굴하고 유물은 없다고 한 셈"이라며 "발굴을 하나 마나 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황 소장은 "아파트 몇 채를 더 짓기 위해 원형보존녹지지역을 단지 외곽으로 밀어버리는 꼼수를 쓴 것 같다"고도 문제제기했다. 아파트 단지 개발 때 녹지지역이 일정 비율 존재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문화재가 나오는 지역을 녹지지역으로 보존한다고 한다.

대장동 아파트 단지의 경우 문화재 산포지나 유물조사 지역이 단지 안쪽이었는데도 녹지지역은 아파트 외곽에만 존재한다며 '녹지지역 선정 장소를 바꿔치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윤주영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