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스럽다'는 말 들어본 적 없다"... 국감에서 고개 숙인 홍원식 회장

입력
2021.10.05 18:40
수정
2021.10.0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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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남양스럽다'는 말 들어보셨어요?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가 온라인은 잘 몰라서..."(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 직원분들이 제대로 보고를 안 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를 팔려고 했다가 말았다가, 임의대로 왔다 갔다 하는 걸 '남양스럽다'라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가맹점주와의 갈등, 불가리스 사태, 매각 무산 논란 등으로 국회 국정감사에 처음으로 불려나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거듭 '제3자 매각'을 약속했지만, 현재 가맹점주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홍 회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홍 회장은 "불가리스 사태가 예기치 않게 발생해 제가 도저히 수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제3자를 통한 매각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고, 또 사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홍 회장 일가의 '오너 리스크'로 가맹점주, 직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회장은 연신 "죄송하다"라면서도 "가장 최선의 방법이 기업 가치를 올리고 대리점들에 여러 가지 위상을 확립해 주는 것이 매각이라고 생각했고, 내 마지막 소임"이라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현재의 점주들이 입고 있는 피해 보상 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매각' 답변만 반복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 회장은 지난 5월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불가리스 사태는 남양유업이 자사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해 주가가 뛰고 불가리스 판매량이 급증했지만, 이 연구가 임상이나 동물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며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사건이다. 이후 홍 회장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와 주식 양도 계약을 맺고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었으나, 지난 8월 말 매각이 결렬되며 소송전으로 번졌다.

홍 회장은 이날 국감에서도 한앤코에 매각 결렬 책임을 돌렸다. 홍 회장은 "상대방 회사와 맺은 사전 합의가 이행이 안 돼서 진행이 지연되고 법정소송에 들어가 있다"며 "주주가치, 대리점, 종업원 등 구성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가장 적합한 제3자를 찾는 데 전력을 다 쏟고 있다"고 말했다.

대리점 표준계약서에 대리점이 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으냐는 질의에는 "어느 경쟁회사와 비교해서 우리의 계약조건이 나쁘지 않은 걸로 안다"고 답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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