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화이자·모더나 돌파감염 0.5%, 중국 백신은…”

입력
2021.10.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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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2% 미만, 의미 있는 통계 없어?
중국 백신은 무료 아닌데도 굳이 접종?
화이자·모더나 "부작용, 거부감 때문"

싱가포르 멀라이언파크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싱가포르=고찬유 특파원

싱가포르 멀라이언파크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싱가포르=고찬유 특파원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싱가포르 국민 200명 중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고 싱가포르 정부가 밝혔다. 중국 백신 관련 수치는 발표하지 않았다.

5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옹예쿵 싱가포르 보건장관은 전날 의회에 출석해 "화이자와 모더나의 돌파감염(접종 후 감염) 비율은 0.5%"라고 말했다. 다만 옹 장관은 "접종자 수가 전체 인구(570만 명)의 2% 미만으로 적은 중국 백신은 아직 효과를 측정할 의미 있는 데이터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들여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이어 모더나 백신 접종도 추가했다. 싱가포르의 국가백신접종프로그램(NP)에는 현재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두 가지만 무료 접종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중국 백신 접종은 지난 6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시노백을 긴급사용 목록에 등재한 후에야 뒤늦게 이뤄졌다. 중국 백신을 맞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백신 접종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NP 목록에는 넣지 않았다. 즉 싱가포르에서 중국 백신을 접종하고 싶으면 자비를 들여야 한다.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해도 국가에서 보상하지 않는다.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을 기다리는 싱가포르 노인들.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을 기다리는 싱가포르 노인들.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일부 국민이 굳이 중국 백신을 찾는 이유는 이렇다.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달리, 중국 백신은 약하거나 죽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기존 방식(비활성화 백신)으로 개발됐다. mRNA 백신에 심한 부작용을 보이거나 새로운 방식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중국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이다. 옹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중국 백신 역시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전날에도 2,000명대를 이어갔다.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달 18일 1,000명을 넘어섰고, 열흘 뒤인 28일부터는 2,000명을 돌파했다. 다만 전날 기준 최근 28일간 무증상 또는 경증 비율이 98.2%였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61명으로 68.9%가 백신 미(未)접종자이거나 1차 접종자였다.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이었다. 싱가포르는 이를 감안해 지난달 중순부터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시작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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