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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고 싶다"던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 첫 집단행동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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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회사 건물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는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 28일 어김없이 이곳을 방문했다. 그런데 김씨는 깜짝 놀랐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주문한 음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하루 동안 스타벅스는 50주년을 맞아 주문한 커피를 '리유저블컵(다회용컵)'에 담아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김씨가 커피를 주문하고 받은 대기 순서는 77번.
한참 걸릴 것 같아 일단 사무실로 올라온 그는 "스벅 직원들만 죽이는 이벤트"라며 "이 아침에 77잔을 어떻게 만들고 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사람만 몰리고"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국내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노동 강도가 지나치다며 한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스타벅스에 노조가 없지만 그동안 한정판 '굿즈'나 이벤트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현장 직원들의 고충이 폭발한 셈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6일 본사에 항의하는 트럭시위를 열기로 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스타벅스에는 노조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회사에 처우 개선과 지나친 마케팅을 지양해 줄 것 등 요구 사항을 담은 현수막을 트럭에 거는 등 구체적 행동 지침을 검토하고 있다. 매장의 한정된 인력으로는 회사의 과도한 마케팅 등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스타벅스 직원들의 단체행동은 이번 '50주년 다회용컵' 행사가 발단이 됐다. 음료 주문 시 다회용컵에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로 인해 고객들이 몰리면서 매장 업무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질 정도였다.
온라인에는 '대기음료 650잔' '대기인원 7,633명' 등의 글들이 올라왔고 스타벅스 직원들의 매장 내 노동 강도를 공감하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실 스타벅스는 매년 여름과 겨울 한정판 굿즈 행사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독보적 인기로 인해 매장이 문을 열기 전에 수많은 인파가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한다.
이럴 경우 매장 직원들은 제대로 고객을 응대할 수 없고, 고객들도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업체 직원은 "커피 등 음료 주문이 수백 잔씩 쏟아질 경우 음료의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 질도 떨어진다"며 "고객들의 불만도 이때 극에 달한다"고 호소했다.
스타벅스 측은 언론에 "직원들의 고충을 새겨듣고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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