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내각, 출범과 동시에 ‘31일 총선’ 승부수… ‘빨리 해야 컨벤션 효과’ 판단

日 기시다 내각, 출범과 동시에 ‘31일 총선’ 승부수… ‘빨리 해야 컨벤션 효과’ 판단

입력
2021.10.04 19:30
수정
2021.10.04 22:5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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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일성 "중국에 할 말 해야"
北 일본인 납치 문제 "김정은과 만날 각오"?
각료 65% 첫 입각 불구, 참신성 없는 ‘파벌 안배’?
?G20 정상회담 참석도 포기… 외무성 ‘온라인 참석 검토’

4일 일본 도쿄 중의원에서 실시된 일본 총리 지명 선거에서 과반수를 얻은 기시다 후미오(가운데) 자민당 총재가 축하를 받고 있다. 기시다 총재는 이후 참의원에서 열린 선거에서도 과반수를 얻어 100대 일본 총리로 선출됐다. 도쿄=AP 교도 연합뉴스

4일 일본 도쿄 중의원에서 실시된 일본 총리 지명 선거에서 과반수를 얻은 기시다 후미오(가운데) 자민당 총재가 축하를 받고 있다. 기시다 총재는 이후 참의원에서 열린 선거에서도 과반수를 얻어 100대 일본 총리로 선출됐다. 도쿄=AP 교도 연합뉴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 총재가 4일 일본의 제100대 총리로 선출됐다. 기시다 신임 총리는 이달 31일 전격적으로 총선(중의원 선거)을 치르기로 했다. 정권 출범과 동시에 총선에서 심판받아 초기에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승부수다. 당초 다음 달 7일 또는 14일 총선 카드를 검토하다 앞당긴 것이다. 기시다 총리 측은 “추경 예산과 내년도 예산 편성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지만 일본 언론은 “선거를 빨리 할수록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가운데 내각 출범 효과가 사라지기 전 '컨벤션 효과'를 누리는 게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이번 총선은 아베 정권 시절인 2017년 10월 22일 이후 4년 만이다. 이달 30, 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도 총선 일정과 겹쳐 참가를 보류하기로 했다.

기시다, 일본 100대 총리로 취임... 14일 중의원 해산

이날 중·참의원은 총리 지명 선거를 열고 기시다를 총리로 선출했다. 이어 황거(皇居)에서 열린 총리 임명식과 각료 인증식을 거쳐 이날 저녁 기시다 내각이 정식 출범했다. 이에 앞서 스가 요시히데 내각은 총사퇴했다. 스가 총리의 재임 기간은 384일로, 전후 총리 34명 가운데 12번째로 짧았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밤 취임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해 “대화는 계속해 나가야 하지만 할 말은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하며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라고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3대 중점 정책 중 하나로 외교 안보 정책을 들었으나 한국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새 총리 취임과 함께 일본 정치권은 선거 체제로 전환된다. 기시다 총리는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31일 총선거 투·개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니혼TV 뉴스는 기시다 총리가 이 일정을 이날 아침에야 자민당 간부들에게 전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고 싶을 것”이라는 자민당 의원의 말을 전했다.

실제로 8월 말 하루 2만5,000명에 이르던 신규 감염자 수는 한 달 만에 10분의 1 이하로 줄었고, 9월 한 달간 후보 4명이 총재 선거를 치르면서 자민당 지지율도 급등했다. 하지만 이번 당 간부 인사나 내각 인사는 참신성이 떨어지고 아베 전 총리의 영향이 강하게 반영돼, 기시다 총리가 외쳤던 ‘새로 태어난 자민당’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혹시라도 긴급사태 해제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나면 선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지지율이 다시 하락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국회대책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기시다 답지 않은 기습 작전”이라며 “(새 정권의) 정체가 벗겨지기 전에 선거를 하자는 걸 보면 초조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일본 기시다 내각 각료 명단. 그래픽=강준구 기자

일본 기시다 내각 각료 명단. 그래픽=강준구 기자


내각 65%가 첫 입각... 평균 연령 높고 아마리 영향 커

이날 발표된 기시다 내각의 각료 명단을 보면 20명 중 13명(65%)이 처음 입각하는 신인이다. 이는 스가 내각 출범 당시 첫 입각이 5명에 불과했던 데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3선 이하 각료도 3명이 포함됐다. 쇄신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70세 이상이 2명으로 평균 연령은 높다. 총재 선거 TV토론에서 여성 각료 비중을 30% 높이겠다고 했으나, 실제는 3명에 그쳐 스가 내각보다 겨우 1명 많았다. 파벌 안배에 의한 임명이 많은 점, 아마리 아키라 신임 당 간사장과의 연관성이 많은 인물이 발탁됐다는 점도 참신함이 떨어진다.

각료 20명 중 호소다파와 다케시타파 소속이 4명씩, 아소파와 기시다파 소속이 3명씩 각각 임명됐고, 니카이파 2명, 무파벌은 3명이었다. 호소다파와 아소파는 이미 당 간부 인사에서 대부분 요직에 중용돼 세 번째로 다수파이면서 이번 선거에서 기시다를 지원한 다케시타파에 많은 각료가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이 과정에서 다케시타파 수장 대행을 맡고 있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장관이 추천한 이들이 주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젊은 인재로 등용된 3선 의원들은 아마리 간사장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다. 경제안전보장 장관에 임명된 고바야시 전 방위정무관은 아마리가 주재한 경제안보 관련 조직에서 함께 일했고, 디지털장관에 기용된 마키시마 카렌 역시 아마리와 당에서 관련 업무를 했던 적이 있다.

모테기 외무장관과 기시 노부오 방위장관은 유임해 외교·안보 정책은 아베-스가 내각 노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보여줬다. 한일 관계에서 역사 문제는 ‘한국이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시다 총리가 G20 정상회의에 일본 총리로선 처음으로 불참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주목돼 온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사라졌다. 외무성은 대신 온라인 참석을 모색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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