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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조합장서 경기관광공사 수장까지... 잘 나가던 유동규의 추락

입력
2021.10.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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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한솔5단지 조합장 시절 이재명과 인연?
지지선언 후 성남시·경기도 요직 출세가도
직원들 "성남사람(이재명 라인)이라 잘나가"
이 지사 "선거 도와줬지만 측근은 아냐" 입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52)씨가 구속되면서 그의 과거 행적과 출세 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유씨가 자신의 측근이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정치권에선 그를 최측근으로 분류하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의 소형 아파트 조합장에서 출발해 10년 만에 차관급인 경기관광공사 사장까지 오르며 인생역전에 성공한 그는 자신이 기획한 대장동 사업으로 한순간에 추락해 버렸다.

4일 성남시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유씨와 이재명 지사의 인연은 2010년 5월 14일 분당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이던 유씨가 인근 3개 단지 조합장 등과 함께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지지성명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엔 분당과 평촌 등 1기 신도시 아파트에서 리모델링 붐이 불었다. 이재명 대선 캠프의 김용 총괄부본부장도 분당 야탑동 매화공무원2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을 하다가 이 지사와 인연을 맺었다.

유씨는 이 시장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에 나섰고, 당선 후에는 인수위원회 도시건설분과 간사로 활동했다. 인수위 활동을 마무리한 뒤에는 성남시설관리공단(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발탁됐다. 그전까지 이렇다 할 경력이 없었던 유씨는 단번에 공공기관 간부로 입성했다.

그는 2014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자 잠시 공단에서 물러났다가 재선 성공 후 새로 출범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 올라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유씨는 이재명 지사가 경기지사에 도전할 때에도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 이 지사가 당선된 2018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됐다가 지난해 말 임기 9개월을 남기고 사퇴했다. 그는 당초 경기도시공사(현 경기주택도시공사) 수장으로 가기를 원했지만, 자격 미달로 여의치 않자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발탁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의 한 산하기관 직원은 “이 지사의 측근이 아니라면, 이 자리 안 되면 다른 자리로 가는 게 쉽겠느냐”고 말했다. 경기관광공사 출신의 한 직원도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다는 그가 사장으로 온다는 말에 직원 모두 ‘성남사람(이재명 라인)’이라서 불만을 제기하지 못했다”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라 직원들의 호불호가 갈렸다”고 말했다.

경기관광공사에서 물러난 것도 유씨의 성격 탓이라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이 지사는 이에 대해 “유씨가 성남시장 선거를 도와준 사람은 맞는데 경기도에 와서는 딴 길을 갔다”며 “380억 원 영화투자 예산을 안 줬다고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그만뒀다”고 선을 그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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