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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신선 복원, 실질적 대화로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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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졌던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 4일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화가 이뤄지고, 동·서해 지구 남북 군 통신선도 복구됐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모든 연락 채널을 단절한 지 55일 만이다.
통신선 연결을 마냥 반기긴 힘들다. 지난해 6월 탈북민 단체 전단 살포 문제로 끊어진 남북 통신선은 정전협정 68주년인 7월 27일 남북 정상 간 합의로 어렵게 복원됐다. 그러나 북한은 2주 만에 돌연 이를 무력화시켰다. 그나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복원을 시사한 지 5일 만에 우리 측 통화 시도에 응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또 언제 무슨 구실로 통신선을 끊을지 알 수 없다. 북한이 “통신선 재가동 의미를 깊이 되새기고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라”며 적반하장 식의 훈계조 주문을 한 것도 우려된다. 앞으로도 남측 길들이기 차원의 변덕을 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통신선 복원은 일촉즉발의 남북 대치 상황을 감안하면 적어도 우발적 사태나 오판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릴 만하다. 김 위원장이 직접 천명한 이상 예전처럼 쉽게 끊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요한 건 통신선 복원이 실질적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있다. 대화의 통로가 열린 만큼 긴장을 완화시키고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교류 확대 등의 내용을 채워 가야 한다.
시점상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김 위원장이 일단 통신선 복원으로 호응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남북 대화가 진전돼 북미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다면 한반도 평화의 선순환도 기대된다. 이를 위해선 모두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핑계로 ‘조건 없는 대화’마저 거부하는 건 핵개발 시간을 벌려는 것이란 의심만 키운다. 우리 정부도 일희일비하지 말고 상호주의 원칙을 지키는 게 필요하다. 무리하게 남북정상회담 이벤트에 집착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미국도 '전략적 인내'의 우가 되풀이되는 걸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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