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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주로만 77조 날린 개미들... 또 휘청댄 亞 증시에 한숨

입력
2021.10.04 16:45
수정
2021.10.04 18: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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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시총 10위 내 9개 종목 하락
소형주 23% 상승할 때 대형주 1.6% 그쳐
4일 헝다 주식 거래 중단에 亞증시 약세

중국 상하이의 헝다센터 빌딩 전경. 상하이 AFP=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헝다센터 빌딩 전경. 상하이 AFP=연합뉴스

"삼성전자한테 깨지고, 카카오한테 두드려 맞고... 대장들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올 연초 이후 잘나가던 국내 대형주를 차곡차곡 모았던 개미들에게 지난 9월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대내외 악재에 따른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세와 맞물리면서 시가총액 대장주들이 일제히 하락폭을 키웠기 때문이다.

사흘간 연휴를 마치고 5일 주식창을 열게 될 개인투자자의 불안감은 여전히 크다. 코스피가 4분기 첫 거래일(10월 1일)부터 1.6% 이상 빠지며 휘청인 가운데, 4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주식 거래 중지로 홍콩 증시가 2% 넘게 하락하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국민주의 굴욕'... 중소형주에 수익률도 밀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9월 1일~10월 1일) 코스피 10위권 내 종목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77조2,000억 원에 달했다. 이 기간 전체 코스피에서 날아간 시총(약 114조 원)의 68% 규모다. 시총 10위권 대장주 가운데 하락세를 면한 건 한 종목(LG화학)뿐이었다.

특히 국민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카카오의 타격이 컸다. 주가가 한 달 새 4.56% 떨어진 삼성전자에서만 21조 원의 시총이 증발했고, 플랫폼 규제 직격탄을 맞은 카카오는 이 기간 24.8% 하락하면서 17조2,000억 원에 달하는 시총을 날렸다.

증시 대형주들은 올해 수익률도 중·소형주에게 한참 밀리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부터 최근까지 대형주(시총 1~100위)는 1.61% 오르는 데 그쳤지만, 중형주(101~300위)와 소형주(301위 이상)는 각각 17.74%, 22.7% 상승했다. 연초 이후 급상승했던 대형주가 추가 상승 동력을 잃은 사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소형주로 투자금이 옮겨가는 순환매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고개 든 헝다 리스크... 아시아 시장 휘청

세계적인 투자심리도 헝다그룹 파산 위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한껏 움츠러든 상태다. 4일 한국과 중국 증시(국경절 연휴)가 휴장한 가운데,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특히 이날 헝다그룹과 헝다의 부동산 관리사업 부문인 헝다물업이 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9% 하락하는 등 변동성을 키웠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0.98%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 역시 기시다 후미오 새 총리 선출에 따른 기대 심리가 약화된 가운데, 헝다발(發) 불안이 지수를 끌어내리며 1.13% 하락 마감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세계 증시의 나침반인 미국 증시도 이날 약세가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을 떨게 만들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미 증시 상승(0.82~1.43%) 요인 중 하나였던 인프라 법안 표결이 민주당 내분에 이달 말로 연기되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미국 제약사 머크의 코로나 치료제 관련 발표에도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관련 증시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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