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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미래일까, 거품일까?

입력
2021.10.05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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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메타버스 얘기가 들린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다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저 부동산 버블이 있었고, 닷컴 버블이 있었듯이 지금 이 배에 올라타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은 느낌으로 새로운 뉴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정도이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며 함께 진화하면서 그 속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을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이 말을 처음 만든 미국의 소설가 닐 스티븐슨은 '아바타'라는 용어를 사용해 인터넷으로 접속하는 3D 가상세계를 메타버스라고 명명하였다. 최근 글로벌 IT기업의 CEO들은 모두 메타버스의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메타버스가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많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3D 가상세계를 온라인으로 접속하려면 오히려 더 빠른 인터넷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즉 인터넷의 미래가 아니라 2D 기반의 웹브라우저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해결할 새로운 공간이 필요해질 것이라는 의미이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기술적 난제 때문에 해결하지 못했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메타버스를 만들고 콘텐츠 제작을 용이하게 하는 게임 엔진의 개발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손쉽게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둘째, 부캐에 대한 욕망을 실현하고 싶은 MZ세대의 출현이다. 그들은 현실세계에서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찾아 또 다른 자아를 만들고 싶어서 가상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미래를 보려면 기술의 발전 측면만 보지 말고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의 욕망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이들의 욕망을 담고 있기 때문에 BTS의 노래와 오징어 게임과 같은 드라마 등 K컬처가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이미 와 버린 미래이다. 미국의 로블록스, 한국의 제페토는 이미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고, 페이스북의 호라이즌, 엔비디어의 옴니버스 등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미래를 잘 준비하려면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응용 영역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메타버스는 게임, 문화콘텐츠, 국방, 의료, 교육, 제조업, 관광 분야와 결합하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미 와 버린 미래에 기대감과 공포감만 가질 것이 아니라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응용 영역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준비인 것이다.



윤형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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