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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키맨' 유동규 구속… '특혜·뇌물 의혹' 실체 나올까

입력
2021.10.04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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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700억은 농담" 부인에도 수감?
초과수익 환수 제외 고의성 여부 쟁점
이재명 측근 꼬리표… 수뢰 여부 관심사?
의혹 꼬리 물어 이재명 행보에 부담될 듯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리)을 지낸 유동규씨가 구속 수감됐다. 검찰이 이번 사건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대장동 의혹 수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은 특히 유씨와 민간 사업자 사이에 오간 자금흐름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 정관계 로비 의혹 규명으로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판사는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유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검찰의 소환 요청에 불응한 유씨를 병원에서 체포했다.

초과수익 환수조항 빠져… 고의성 여부가 쟁점

검찰은 유씨가 대장동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한 총괄 책임자로서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주주 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빼도록 해 결과적으로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씨는 민간 사업자로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사업을 설계하고 그 대가로 11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유씨는 이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에서 11억 원은 이혼 위자료나 사업자금 용도로 정민용 회계사에게 빌린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유씨가 검찰의 1호 구속수사 피의자가 된 이유는 사업자 선정과 수익 배분 구조 설계 등 대장동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015년 성남도시공사 사장 직무대리였던 그는 대장동 사업 추진 과정에서 초과수익 환수 조항이 빠지도록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관합작 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 ‘50%+1’을 가진 성남도시공사가 1,830억 원을 배당 받은 데 비해, 7% 지분을 가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측은 2배 이상의 배당금(4,040억 원)을 받았다. 초과수익 환수조항이 있었다면 성남시에 더 많은 배당금이 돌아갈 수 있었다는 의미다. 검찰은 유씨가 초과수익 환수조항이 문제가 있다는 성남도시공사 내부 의견을 묵살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최대 쟁점은 고의성 여부를 가리는 것이 될 전망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주기로 작정하고 의사결정을 했는지, 땅값이 올라 결과적으로 수익이 많이 난 것인지를 두고 다툴 것 같다"고 내다봤다.

화천대유에 유리한 사업 설계로 뇌물 받았나

유씨는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사업을 설계한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화천대유 등이 가져간 막대한 이득의 일부가 유씨 측에 돌아갔다는 이른바 ‘700억 원 약정’ 의혹이다. 유씨가 성남도시공사에서 물러난 뒤 화천대유에서 뒷돈을 받았다면 ‘사후수뢰’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유씨 측은 그러나 “(700억 원은) 김만배씨와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고, 실제 약속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 그런 내용이 범죄사실이 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측에선 유동규씨가 천화동인 1호의 실제 소유주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유씨가 대장동 사업 당시 휘하에 있던 성남도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을 맡았던 정민용 변호사에게 빌렸다는 11억여 원의 성격도 관심거리다. 유씨는 이혼 위자료와 사업 자금으로 빌렸다고 주장하지만, 화천대유 쪽 자금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 변호사가 지난해 말 설립한 ‘유원홀딩스’(구 유원오가닉)도 유씨가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받은 뒷돈을 세탁하기 위한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유원'은 유동규 전 본부장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화천대유가 로비 명목으로 350억 원을 썼다는 의혹에도 유씨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파일에는 정관계 로비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이에 대해 "사업과 관련된 모든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살펴 자금 흐름을 빠짐없이 규명한다면 객관적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유씨를 만나 돈 이야기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정치 행보에도 부정적 영향

검찰은 유씨가 썼던 휴대폰도 조만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유씨는 휴대폰 판매업자에게 휴대폰을 맡겼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업자가 누군인지는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유씨 측 변호인은 이와 관련해 "검찰에서 추후 확인할 것"이라며 휴대폰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씨가 구속 수감됨에 따라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부담을 안게 됐다. 이 지사는 유씨가 자신의 측근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이 지시가 경기도정을 맡은 뒤 유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까지 오른 점 등을 지적하며 유씨를 최측근 인사로 지목하고 있다. 성남시 고위 관계자는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성공적 민관 개발사업 모델로 꼽으며 치적으로 삼아 왔던 터라, 유씨 구속은 이 지사의 정치적 행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안아람 기자
최나실 기자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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