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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인도까지 정복하며 사상 첫 83개국 ‘올킬’… 베이조스도 반했다

입력
2021.10.03 16:45
수정
2021.10.03 19: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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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저튼' '뤼팽' 제치고 최고 인기작 '초읽기'
시청자 95% 한국 외 국가, 31개 언어 서비스
외신 "소득 불평등에 좌절한 청년 세대 반향"
?출연 배우들, 6일 토크쇼 '지미 팰런쇼' 출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난공불락’ 인도마저 정복하고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1위를 싹쓸이했다. 모든 나라에서 시청 순위 1위를 찍은 작품은 ‘오징어 게임’이 최초다. 넷플릭스 경영진도 깜짝 놀란 쾌거다.

2일(현지시간)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차트인 플릭스페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81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줄곧 1위였던 덴마크와 터키에서만 2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특히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인도에서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춤과 노래가 담긴 뮤지컬·코미디 장르를 좋아하는 인도에서 스릴러 장르인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얻은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덕분에 ‘오징어 게임’도 넷플릭스가 진출한 83개국 전체 1위라는 유일무이한 대기록을 썼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이 창사 이래 최대 흥행작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의 총 시청 시간과 시청자 수(최소 2분 이상 시청)는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최고 기록인 영국 멜로 드라마 ‘브리저튼’과 비영어권 최고 인기작인 프랑스 드라마 ‘뤼팽’을 앞지르는 속도다. 아시아 지역 콘텐츠를 담당하는 김민영 총괄은 “‘오징어 게임’처럼 공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는 작품은 본 적이 없다”고 WSJ에 말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예고편 조회수도 ‘브리저튼’과 ‘뤼팽’의 두 배가 넘는 1,400만 회에 달한다.

넷플릭스의 과감한 투자가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영화와 텔레비전 쇼 80여 편에 7억 달러(약 8,309억 원)를 투입했고, 올해에만 5억 달러(약 5,935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2년 사이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 시청률은 2배 이상 급증했다. ‘오징어 게임’도 시청자 95%는 한국 외 국가들로, 현재 31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WSJ은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OTT 업체들 간 전례 없는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짚었다.

인기 이유로는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의 살벌한 생존 게임을 통해 현대 계급 사회와 인간의 욕망을 예리하게 파헤친 연출력이 꼽힌다. ‘제2의 기생충’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영화 ‘수상한 그녀’와 ‘남한산성’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10년 전 영화로 구상했으나 제작에 난항을 겪다가 2019년 넷플릭스를 만나 드라마로 만들어지게 됐다. 황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경제를 강타하면서 빈부격차가 더욱 커졌고 백신 보급도 국가 간 경제력에 따라 다르다”며 “세상이 변하면서 이야기가 10년 전에 비해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도 중국 쓰촨대 피츠버그 연구소 정아름 부교수를 인용해 “이 작품 줄거리가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임에도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얻고 있다”고 짚었다.

‘오징어 게임’은 신드롬으로 번지고 있다. 틱톡에는 드라마 소재인 한국 어린이 놀이를 따라 하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됐고, 핼러윈을 앞두고 드라마 속 의상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의장도 ‘오징어 게임’에 반했다. 그는 트위터에 “넷플릭스의 국제화 전략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이 일을 잘 해나가고 있다”며 “‘오징어 게임’을 빨리 보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출연 배우들은 6일 미국 NBC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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