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수호' 갈등 빚은 조수진, 곽상도 사퇴 뒤 "이준석에 유감"

곽상도 제명 논의 반발 문자 보낸 조수진에
이준석 "권투인데 칼 들고 뒤에서 찔러"
조수진 "지도부 간 불협화음처럼 보인 점 사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있다. 오대근 기자

곽상도 의원의 제명 논의를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을 빚은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곽 의원의 사퇴 의사 발표 후 이준석 대표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곽 의원의 신상 처리 방식을 두고 의견 차이로 잠시나마 지도부 간의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처럼 비쳐진 점에 대해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준석 대표에게도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조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이 대표가 대장동 특혜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소집한 긴급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면서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아들의 퇴직금이 논란이 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한가. 그 논리라면 아버지의 법 위반이 확인된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반발했다. 또 "무소속 의원의 제명 논의가 국감 시작 전날 심야 최고위를 열어야 할 정도로 시급한가.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1일 새벽 국군의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방을 가는 길에 페이스북을 통해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들이받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받고 기자들에게 '언플'을 해대는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후에는 "정치인이 권투 글러브 가지고 권투하는 것 가지고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는다. 권투인데 칼 들고 뒤에서 찌르는 사람은 권투판에서 꼭 응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의 반격에 조 최고위원은 "옹호가 아니다"라며 "대장동 부패 설계자와 몸통을 은폐하려는 정권, 여당과 싸우는 게 먼저라는 취지"라고 반박했지만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 대권주자들마저 조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결국 그는 2일 곽 의원의 사퇴 발표 후 "곽상도 의원의 결단을 평가한다"며 "아울러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의 특검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