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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날파리가 ‘둥둥’…실명 일으키는 '망막박리', 10년 새 82.6%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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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에는 카메라 필름에 해당되는 망막이 있다. 마치 종이처럼 얇은 신경조직으로 안구 뒤쪽 내벽에 벽지처럼 붙어 있다.
망막에서 색깔과 사물을 구별하고 시력을 나타내는 중심 부분을 ‘황반(黃斑)’이라고 한다. 황반 이외의 망막은 주변부를 볼 때나 어두운 곳에서 볼 때 기능을 한다.
안구 내벽에 붙어 있어야 할 망막이 벽지가 떨어지듯이 안구 내벽에서 떨어져 들뜬 상태가 ‘망막박리(網膜剝離ㆍretinal detachment)’다. 망막박리를 방치하면 실명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망막박리 환자는 9만7,045명으로 2010년(5만3,148명)보다 10년 새 82.6%나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50대(2만4,602명)가 25.4%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60대(2만4,134명), 40대(1만3,624명), 20대(1만2,503명) 순이었다.
최문정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전문의는 “지난 10년간 망막박리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근시 환자 증가, 젊은 층의 안구 내 수술 증가 및 고령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고 했다.
망막박리가 되면 눈앞에 작고 까만 물체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飛蚊症ㆍ날파리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
비문증은 눈 속 유리체에 부유 물질이 생기는 것이다. 여러 개가 보일 수 있으며 갖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날파리ㆍ하루살이 같은 곤충, 점, 동그란 반지, 아지랑이, 실오라기 같은 줄 등 다양한 모양이며 수시로 변하기도 한다.
빛이 번쩍거리는 듯한 광시증(光視症)이나 검은 커튼을 친 것처럼 시야가 까맣게 변하는 시야 장애, 시력 저하 등이 생기기도 한다.
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갑자기 시력 저하가 나타나면 대부분은 안과를 찾아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한다”며 “그러나 나이가 어려 시력 저하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치매 등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고령 환자는 방치하다가 실명하기도 한다”고 했다.
망막박리의 주원인은 노화와 고도 근시다. 노화로 인해 망막과 수정체 사이에 투명한 젤리 형태의 유리체가 수축되면서 수분과 섬유질로 분리되는 ‘유리체 액화’ 현상이 생겨 발병한다.
유리체 액화가 생기면 유리체가 수축하며 유리체-망막 접합부를 유리체가 강하게 잡아당겨서 망막에 구멍이 뚫린다. 이 구멍을 통해 안구 내 액체가 망막 아래 공간으로 이동하며 망막이 내벽에서 떨어지게 된다.
20~30대 젊은 층에서도 고도 근시로 인해 망막박리가 늘고 있다. 50세 미만의 젊은 망막박리 환자의 고도 근시 비율은 50~60%, 근시 비율이 90%로 상당히 높았다.
근시가 심할수록 안구 길이가 길어져 망막이 얇아지는데 근시가 유리체 액화 현상을 유발해 망막박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도 가려움증으로 눈을 자주 세게 비벼 망막박리가 잘 생긴다.
눈에 충격을 가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안구가 직접 충격을 받으면 급격한 유리체 견인에 의한 망막 열공(裂孔)이나 박리가 생길 수 있다.
10~20대에서는 남성 망막박리 환자가 훨씬 많은데, 이는 외상과 관련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구기 종목이나 권투ㆍ격투기 등의 스포츠를 할 때는 고글이나 헬멧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망막박리 치료는 망막박리가 국소적이며 망막 중심부인 황반부를 침범하지 않았으면 레이저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망막박리가 광범위해서 황반부를 침범한 경우 반드시 수술해야 실명을 막을 수 있다. 수술로는 ‘공막돌륭술’과 ‘유리체절제술’ 등 두 가지가 있다.
공막돌륭술은 안구 외부에서 실리콘 스펀지로 눈을 눌러 주거나 실리콘 밴드로 안구를 조여서 망막에 생긴 구멍을 막는 수술이다.
유리체절제술은 안구 내부의 유리체를 제거한 뒤 레이저로 구멍 주위를 막고 가스를 넣어 망막을 제자리로 돌리는 수술이다. 중요한 것은 가급적 빨리(1주일 이내) 수술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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