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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가 뮤비에 '모형 말'을 고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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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반려인들 사이에 화제가 된 이슈가 있다. 가수 현아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실제 말을 타는 대신 '모형 말'을 타자고 제안한 것이다. 현아는 그 이유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속사 대표 싸이가 재차 "말을 타는 건 괜찮지 않냐"라고 했지만 현아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영상에는 결국 분홍색 가짜 말이 등장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을 공개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누리꾼의 칭찬이 이어졌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는 "실제 동물을 출연시키지 않은 이유가 동물의 안전과 권리를 위해서라니 반갑다"라며 "뮤직비디오에 실제 동물 대신 제작 소품이 등장해서 다행이다"라고 환영했다. 뮤직비디오는 영상미를 중점으로 제작돼 동물이 하나의 요소, 소품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짧은 기간에 촬영하는 특성상 동물이 현장에 익숙해지기 어렵다는 점도 들었다.
현아의 소신 발언이 주목받은 이유는 그만큼 방송이나 유튜브 등 미디어에서 동물을 출연시킬 때 동물의 안전이나 권리를 고려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물이 등장하는 미디어 콘텐츠 제작 과정이 공개된 사례도 드물지만 미디어 속에 나타난 동물의 모습은 사람 주인공 옆 소품처럼 등장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동물을 소품처럼 등장시킨 여파는 컸다.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나왔던 그레이트 피레니즈종 '상근이',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의 장모치와와종 '산체’의 인기는 실제 두 품종의 입양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수년 뒤 이들은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쉽게 발견됐다. 반려견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외모만 보고 충동적으로 입양했다 키우기 곤란해지자 결국 버렸기 때문이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의 여파도 앞선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다. 채널A의 동물 예능 프로그램 '개밥 주는 남자'에는 웰시코기종 삼둥이 '대, 중, 소'가 등장했다. 방송 이후 많은 이들이 웰시코기의 외모에 혹해 털 빠짐과 활동성을 간과한 채 입양했다 파양하면서 웰시코기도 유기견 보호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신세가 됐다.
최근에는 JTBC의 예능 프로그램 '펫키지'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인 김희철씨가 "전문가들은 처음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기견을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시청자들은 김씨의 발언이 유기견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카라와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단체는 출연자도 문제지만 이를 그대로 방송한 편집과 제작과정에서의 과오가 크다고 지적했다.
시민들도 미디어가 동물 복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카라가 지난해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동물 영상이 미치는 부정적 효과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동물이 소품처럼 이용되는 모습은 생명을 가볍게 여기게 만든다'는 답변이 72%로 가장 많았다. '동물의 희귀성, 유행하는 품종 등이 노출되어서 생명을 구매하게 만든다'는 답변은 56%로 뒤를 이었다.
반려인이 늘고, 관련 산업이 커지면서 미디어는 더 많은 동물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다. 하지만 시청률, 트래픽만을 노리는 콘텐츠는 이제 시민들도 외면한다. 시민들은 동물의 권리와 생명의 소중함을 먼저 고려하는 미디어 콘텐츠와 제작자에 박수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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