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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패스 같은 인센티브...연령별로 달리해야 접종률 높인다"

입력
2021.10.01 14:00
수정
2021.10.0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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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경제학자 김현철 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
"백신패스 등 인센티브는 젊은 층이 더 반응"
"홍콩, 20~50대 접종률 70% 넘어...80대 15%"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체육문화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체육문화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뉴시스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박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의사가 전혀 없다. 정부에서 분류하는 '적극적 백신 접종 거부자'인 셈이다.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아왔던 터라 백신 접종 이후 발생할지 모를 부작용이 두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백신 인센티브'를 연령별로 고려해서 제공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다중이용시설 이용 제한을 완화하는 '백신패스'의 경우 이동이 불편한 노년층보다는 젊은 층이 더 반응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도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철 홍콩 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는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홍콩의 경우 한 식당의 종업원들이 전원 백신을 맞으면 식당 운영이 밤 10시가 아닌 밤 12시까지 가능하다"면서 "더불어 손님들 중 3분의 2 이상이 백신 접종을 했다면 새벽 2시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다음 주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립도서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 시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 내용에 '백신패스' 도입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시스

다음 주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립도서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 시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 내용에 '백신패스' 도입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시스

김 교수는 이어 "이러한 방식을 일명 '신데렐라 인센티브'라고 하는데, 이게 전부 젊은 층에서 주로 반응하는 제도"라며 "이동이 불편한 노년층에는 독려가 안 되는 제도"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홍콩은 신데렐라 인센티브 도입으로 20~50대는 접종률이 70%를 넘어가는 반면 60~70대로 갈수록 점점 접종률이 낮아졌다. 70대는 30%, 80대는 15%의 접종률이 나온 것.

김 교수는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 위주로 (백신 인센티브에) 반응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노령층에 훨씬 더 위험하기 때문에 이분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령층의 접종률을 높일 수 있도록 백신패스가 아닌 다른 방법을 또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권과 서구권 '백신패스' 운영 달라

지난달 이탈리아 로마의 한 고등학교에서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발급 받은 교사가 휴대폰을 통해 인증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달 이탈리아 로마의 한 고등학교에서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발급 받은 교사가 휴대폰을 통해 인증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김 교수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과 미국 등 서구권의 백신패스 운영 방식이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뉴욕,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경우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아니면 코로나19가 완치됐거나 혹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확인된 사람들한테 '보건패스'를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백신 접종만 고려한다"며 "홍콩의 식당 운영 혹은 술집, 바, 클럽 출입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 완료한 사람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PCR 음성 확인서, 코로나19 완치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도입하려고 고민하는 백신패스 운영은 서구권이나 미국이 펴고 있는 방식으로, 백신 접종 완료뿐만 아니라 PCR 음성 확인서 등을 포괄하는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너무 강제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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