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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패스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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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유럽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19 음성을 확인한 뒤 다중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나라는 덴마크다. 덴마크 정부는 지난 4월 ‘코로나 패스’로 이름 붙인 증명서 제도를 도입해 의료 포털 앱을 통해 백신 접종 완료나 사흘 내 음성 검사 결과, 확진 후 완치 판정 중 하나를 제출하지 않으면 카페와 식당, 미용실, 도서관, 영화관 등의 출입을 아예 금지했다. 이를 위반하면 업주는 최대 800만 원, 개인은 45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 코로나 패스 도입 이후 검사자 숫자가 늘어났다. 확산 초기부터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강력한 방역 정책을 폈던 덴마크 정부는 580만 전체 국민에게 무조건 주 2회 검사를 권장했다. 자발적 검사에만 기대지 않고 동물원, 미술관 입구에 간이검사장을 설치해 방문객 대상으로 간단한 항원검사를 실시해 20분 뒤 음성이 나오면 입장하는 체제로 검사를 유도해 냈다. 패스 도입 당시 10%이던 백신 접종률도 꾸준히 늘어 최근 75%를 넘어섰다. 유럽에서 스페인 다음으로 높다.
□ 코로나 패스 도입 등에 힘입어 확진자 통제에 성공한 덴마크는 지난달 10일 팬데믹 이전으로 일상 회복을 선언했다. 어디서든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고, 코로나 패스 증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덴마크의 방역 성공 이유로 적절한 통제의 선제적 도입, 투명한 소통으로 얻은 정부에 대한 신뢰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가 꼽힌다. 덴마크는 유엔이 집계한 지난해 디지털 정부 순위 1위 국가였다. 그다음이 한국이다.
□ 정부가 백신 패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 급증을 통제하고 미접종자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기본권 침해 논란이 불가피하다. 여러 국가에서 이미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종교적 신념이나 의료상 이유를 예외로 한다면 백신 접종으로 얻을 이득이 더 크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정부는 적극적인 소통으로 신뢰에 기반한 통제를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접종자가 패스 도입에 따른 불이익보다 확진자의 90%가 미접종자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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