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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간사장에 ‘아베 최측근’ 아마리 임명할 듯... 다카이치는 정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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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당 간부 및 내각 인사를 곧 단행한다. 당정 핵심 인선은 일본 국내는 물론 미일·중일·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 이목이 집중된다. 총선(중의원 선거)을 한 달여 앞두고 출범하는 만큼, 기시다 신임 총재는 지난달 29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다시 태어난 자민당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인의 색깔보다는 상당 기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주류다. 첫 인사부터 아베의 측근들이 포진할 것으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기시다 색깔'을 가늠할 시험무대가 되는 셈이다.
3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신임 총재는 10월 1일 당 간부 인사를 단행하고 4일 총리 취임과 함께 새 내각 구성을 발표한다. 요미우리와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기시다 당선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아마리 아키라 당 세제조사회장을 간사장에 임명하는 쪽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와 함께 ‘3A’로 불리는 아마리는 아베의 최측근이다. 간사장은 집권당의 2인자다. 공천과 당내 자금 관리에서 실권을 가진 핵심 요직으로, 세 사람은 전부터 사상 최장 기간 간사장을 역임한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의 교체를 추진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 기시다 진영의 선거대책본부 고문을 맡았던 아마리는 ‘아베-아소’와 긴밀히 소통하며 국회의원 표를 확보했다. 선거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을 지원한 아베 전 총리를 만나 결선투표에서 기시다 지원을 당부했다. 이때 ‘기시다 총리’ 구상이 사실상 정해졌다. 당시 아베는 “기시다가 고노 다로 행정개혁장관(자민당 총재선거 2위)에 확실히 반론하고 있다. 결선투표에서 내가 어떤 생각인지 다카이치 진영은 알고 있다”고 말해, 실질적으로 이날 기시다의 승리가 결정된 셈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혁혁한 공을 세운 아마리에게 ‘3A’가 장악하려던 간사장직이 돌아가는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관저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마쓰노 히로카즈 전 문부과학장관이 임명될 것이라고 30일 저녁 NHK 등이 전했다. 7선 의원인 마쓰노 전 장관은 최대 파벌 호소다파에서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아베 전 총리가 회장인 초당파 의원 모임 창생 일본에도 소속돼 있는 우파 정치인이다. 2014년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대한 답변에 따르면 야스쿠니 신사에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문제가 없고,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는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시다와 함께 경쟁했던 세 명의 후보에 대한 인사 여부도 관심사다. 기시다 총재는 결선투표에서 연대한 다카이치 전 장관을 정무조사회장에 임명할 방침이라고 이날 저녁 NHK가 전했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장관은 발신력이 필요한 당 홍보본부장에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간사장·정조회장과 더불어 ‘당 4역’으로 불리는 선거대책위원장과 국회대책위원장에는 각각 엔도 도시아키 자민당 올림픽·패럴림픽 실시 본부장과 다카기 쓰요시 중의원운영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NHK는 보도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3선 이하 젊은 의원들의 초당파 모임 ‘당풍 일신의 회’를 만들어 파벌 중심의 당 운영에 대해 개혁을 요구한 후쿠다 다쓰오 의원에겐 당 총무회장을 맡길 예정이다. 아소파 소속인 고노의 출마는 용인했지만 끝까지 지지하지는 않고 3A의 단합을 유지한 아소 다로 부총재는 유임한다.
외교무대가 전공인 기시다 총재가 새 총리로서 국제사회에 등장할 계기는 10월 말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무장관 시절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서 만났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취임 후 첫 대면함으로써, 11월 중 실시될 총선을 앞두고 단단한 미일 동맹을 과시할 기회가 된다.
기시다 총재는 4년 8개월 동안 외무장관 경력이 있어 국제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 6월 G7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러 차례 회담 기회가 있었지만 인사만 하고 자리를 피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달리,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혹시 만나더라도 중의원 선거를 직전에 둔 시점이라 민감한 주제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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