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가 국내 최대 제과프랜차이즈 업체인 SPC의 사업장에서 20여 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빵과 재료 운송을 거부하는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광주와 세종 등에서는 제품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품과 식재료 공급난으로 3,000여 명의 가맹점주들은 매출 감소로 피해를 보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달 3일 SPC그룹 광주공장에서 SPC 측에 노선 증ㆍ배차 재조정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은 전국 단위로 확대됐고 같은 달 29일에는 청주공장에서 화물차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조합원 16명이 경찰에 검거되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다.
파업 원인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입장차는 크다. 화물연대 측은 SPC의 매출성장에 따른 노동조건 악화로 2020년과 2021년 화물차 증차, 인력 증원 등 노동조건 개선에 합의했으나 SPC 측이 이를 파기했다고 주장한다. SPC 측은 화물연대의 주장은 물류계열사와 위ㆍ수탁 운수업체 간의 문제로 원청인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한다. 파업 도중 200여 명이 넘는 조합원이 철야농성을 벌이는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위반한 화물연대 측의 행태는 부적절하다.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엄정한 사법처리가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파업의 근본원인을 2017년 파리바게뜨 제빵사의 직접 고용 문제가 불거지며 민주노총 조합원이 늘어나자 이후 SPC가 민주노총에 보여준 적대감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화물연대는 SPC가 조합원에 대한 공세적인 손해배상 청구ㆍ가압류, 탈퇴 종용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 주장이 사실이라면 SPC는 자신들과 무관하다면서도 갈등 관계인 노조를 탄압하는 모순적 행태를 보이는 셈이다. SPC가 복수 노조 중 특정 노조를 차별하고 있다는 '부당노동행위' 의혹도 나오고 있다.
묵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실질적 사용자인 SPC가 직접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 SPC와 화물연대는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성실한 교섭을 통해 파업을 종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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