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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 정문성 "조정석·전미도·정경호 추천 덕분에 도재학 캐스팅" (인터뷰)

입력
2021.09.30 14:21
정문성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의미를 전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문성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의미를 전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문성에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긴 촬영 기간동안 든든한 울타리 같은 의미다. 배우들부터 연출진, 스태프들 모두 즐거운 웃음과 함께 긴 시간을 보내며 피 안 섞인 가족이 됐다.

30일 정문성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 시리즈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감 등을 전했다.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극중 정문성은 흉부외과 늦깎이 레지던트 도재학으로 분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전공 교수인 김준완(정경호)의 구박에도 능청스러움과 해맑음으로 받아치는가 하면, 곁에서 그를 알뜰살뜰 챙기는 모습으로 티격태격 케미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또 환자에게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통해 정 많고 인간적인 면모로 잔잔한 울림을 안겼다.

조정석·전미도·정경호, 신원호 감독에게 배역 적극 추천

먼저 정문성은 "'슬의생'을 통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장도 따뜻하고 분위기가 좋았다. 모든 사람들이 가족 같았고 서로 서먹함 없이 재밌게 촬영했다. 이제 그런 공간이 없어졌다는 게 다들 아쉽고 서운했지만 행복한 작업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서운함보다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 더 크다"고 작품을 떠나보낸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후 '슬의생'으로 신원호 감독과 두 번째 작업하게 된 정문성이다. 그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뒤늦게 합류했고 극중 계속 울어야 했던 유 대위 형 역할이었다. 당시 현장에서 감정을 잡느라 신원호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제가 진중하고 무거운 성격인 줄 아셨다. 이후 전미도나 조정석 정경호 등이 신원호 감독님에게 내가 재밌는 성격이라고 하니 '드라마 연출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적극적으로 추천한 사람이 드물다'며 미팅을 제안하셨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정문성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의미를 전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문성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의미를 전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원호 감독이 준 숙제, 의욕 불타게 만들어

주변 배우들의 추천 덕분에 만난 '슬의생'인 만큼 정문성은 작품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 연출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대본을 분석, 스스로에게 매 순간 숙제를 줬다. 이 가운데 신원호 감독의 응원 아닌 응원이 좋은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사실 정문성에게는 겉으로는 밝고 즐거워 보이지만 내면에는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정, 그리고 진중함이 있다는 캐릭터 설정이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컸다.

그는 캐릭터를 고민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어떻게 잡아야 할지 어려웠다. 뻔한 캐릭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재밌으면서도 짠하는 포인트를 살려야 했다. 그때 신원호 감독님이 '뻔하게 보여주는 건 싫다, 네가 맡으면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하셨다. 저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 볼래' 하는 걸 좋아한다. 즐기고 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부담은 됐지만 좋다고 의욕이 불탔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멋있고 완벽함에 가까운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힘들다. 도재학이라는 인물의 설정 자체가 훌륭한 교수님들 사이에서 인간적인, 저 같은 사람의 모습을 담았다. 대본에 있는 그대로 실감 나는 사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정문성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의미를 전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문성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의미를 전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게 완성된 도재학은 보는 이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선사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특히 시즌1에서 미숙한 모습이 주로 담겼다면 시즌2에서는 의사로서의 능력치가 상승한 모습과 개인적인 서사가 드러나며 더욱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문성은 "'전원일기'를 하셨던 선배님들이 어떻게 오래 하신지 알겠더라. 이제는 그냥 도재학이라는 인물이 어디에서 누굴 만나든 (연기적으로) 크게 고민하지 않을 것 같다. 두 시즌을 거쳤더니 도재학으로서 몸 속에 집어넣으면 알아서 입이 움직이고 손이 움직이더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에서 도재학이 굉장히 인간미 있게 느껴지길 바랐어요. 저 역시 그런 면이 있거든요. 저도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싶어 하면서 나름의 고민도 있어요. 또 저도 나름대로 긍정적인 사람인데 도재학은 제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긍정적이죠. 굉장히 좋은 사람이에요. 자기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에 좋은 영향을 끼쳐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참 멋있는 사람입니다."

정경호, 사람들에게 내 자랑하기도…다정한 동생

그런가 하면 도재학과 김준완의 브로맨스 장면은 매회마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했다. 이를 두고 "시즌1보다 시즌2에서 둘의 케미가 너무 많이 보여졌다. 작품을 같이 할 때마다 경호는 항상 제 윗사람 역을 맡았다. 제가 형인데도. 연기할 때 기가 막히게 아랫사람 대하듯 한다. 카메라 밖에서는 굉장히 저를 많이 좋아해 준다. 또 사람들에게 제 자랑을 하는 고마운 동생이다. 늘 귀엽고 다정하다"면서 함께 호흡한 정경호를 언급했다.

아울러 '99즈'에 대해 "평상시의 미도는 (채송화와) 정말 똑같다. 누구에게만 다르게 대하는 친구도 아니다.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사랑스러운 짓들을 한다. 늘 달라진 게 없다"면서 "조정석은 조정석이다. 방송이랑 똑같다. 대명이도 비슷하긴 한데 아싸가 아니라 인싸다. 연석이도 안정원과 비슷하지만 세상을 많이 공부했다. 실제 성격이 제일 다른 건 경호다. 경호는 도재학 그 자체"라 전했다.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팬들의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 도재학은 시즌3의 가능성에 대해 "배우들이야 하고 싶어 한다. 시간이 지난 후 시즌3을 제작한다고 한다면 다들 할 것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사실 정문성은 지난 2007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통해 데뷔한 무대 베테랑이다. 뮤지컬 '빨래' '사의 찬미' '헤드윅' '어쩌면 해피엔딩'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 왔다. 또 드라마 '라이프' '해치' '방법' 등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얼굴을 알렸다.

정문성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의미를 전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문성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의미를 전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기가 재밌었던 초심, 이제는 부족함에 도전하게 돼

무대에 오랫동안 올랐던 정문성에게도 극중 도재학처럼 삶의 시련 같은 순간이 있었다. 연기를 시작한 후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정문성을 도와준 것은 절친한 친구였다. 금전적 고충으로 연기가 아닌 다른 길을 고민하던 정문성은 친구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이런 서사 덕분에 도재학의 서사가 깊은 여운과 함께 완성됐다. 정문성은 연기를 시작하던 초심을 떠올리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듦을 느끼지 못할 만큼 연기가 재밌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재밌지만은 않다. 잘하고 싶고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연기가 잘 안될 때마다 스트레스도 받는다. 하지만 연기적으로 겁내지 않는 편이다. 화가 날 지언정 도전에 있어서 두려워 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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