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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접종자에 불이익?... 백신패스 도입에 전문가들 "국민적 합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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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지참해야 다중이용시설 등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백신 패스를 발급,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주는 것과 정반대 조치다. 이런 방안이 구체화되면 백신 미접종자들이 팔을 걷고 접종에 나서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백신 접종이 의무 사항이 아닌 상황에서 지나친 차별일 수 있어 좀 더 많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9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언급한 백신 패스 도입에 대해 "하게 된다면 미접종자는 PCR 음성확인서를 지참하지 않으면 다중이용시설이나 행사 등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손 반장은 "미접종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높고, 또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한 유행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해서"라고 설명했다. 민감한 사안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 PCR 검사를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 조치'라기보다 '보호 조치'라고 해둔 것이다.
백신 패스 발급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다. '백신접종 확인서' 기능이 있는 질병관리청 애플리케이션인 ‘쿠브(COOV)’를 활용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지금도 쿠브나 네이버,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백신 접종 증명을 보여줄 수 있고, 운전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에 백신완료 스티커를 붙여 인증할 수 있다"며 "이런 시스템을 더 강화하거나 아니면 아예 카드 등 별도의 수단을 만들지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관심은 백신 패스의 활용도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백신 패스 사례를 검토 중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접종 완료를 입증하는 백신 패스가 없으면 다중이용시설이나 콘서트장, 스포츠경기장 등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한다. 백신을 안 맞은 사람은 PCR 음성 확인서를 내야 한다. 하지만 PCR 음성 확인서의 유효기간은 길어봐야 2~3일이다. 백신을 맞지 않으려면, 2~3일에 한 번씩 PCR 검사를 반복적으로 받으라는 얘기다. 불편함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백신 패스 도입 검토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백신 접종률 상승이다. 이날 0시 기준 접종 완료자는 2,464만2,525명으로 전 인구 대비 48% 수준이다. 곧 50%를 넘을 예정이고, 1차 접종자가 고스란히 2차 접종자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80%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하지만 접종 완료율이 80%라는 얘기는 여전히 1,000만 명 수준의 미접종자가 있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4분기 접종이 시작되는 소아·청소년 인원 등을 제외하면 18세 이상 성인 미접종자 규모는 571만여 명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이들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예약률은 5.3% 수준이다.
또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백신 패스가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의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제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패스는 위드 코로나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돌잔치, 결혼식 등 행사의 인원 제한에서 접종 완료자는 제외하는 등의 방식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의무가 아닌 선택인 이상, 부작용 우려 때문에 접종을 꺼리는 젊은 층을 과도하게 차별하는 조치일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긍정적 면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백신 접종 완료 여부로 사람을 나누자는 것이어서 '사회적 합의' 없이 그냥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 내에서도 정교하게 의견을 맞춰야 할 뿐 아니라 전문가들 얘기도 더 듣고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미접종자 인구가 있어도 10월 중 18세 이상 성인 접종 완료율 80%는 쉽게 달성할 수 있다"며 굳이 무리하게 접종을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분위기를 내비치는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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