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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키고 흡입하고… '위드 코로나' 필수품, 치료약 개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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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몸살 기운을 느낀 A씨는 가까운 의원에 갔다 코로나19로 확진됐다. 회사에 휴가 내고 집으로 오는 길에 약국에서 치료제와 예방약을 샀다. 치료제를 복용한 A씨는 가족들에게 전화해 확진 사실을 알린 다음 예방약을 거실에 두고 잠들었다. 귀가한 가족들은 차례로 예방약을 먹고 각자 일상생활을 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가 정착한 가까운 미래를 상상해본 장면이다. 가족 중 누가 독감에 걸렸다고 격리되지 않듯 코로나19에 걸려도 평소처럼 지낼 수 있어야 위드 코로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까운 동네 의원에 들러서 처방받을 수 있는 간편한 치료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도 확실한 치료제 ‘타미플루’가 등장하면서 가라앉았다.
29일 제약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용 먹는 치료제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 벡터, 단백질(유전자 재조합), 유전자(mRNA) 백신 등 3가지 플랫폼으로 개발된 것과 비슷하다.
선두주자는 미국 기업 MSD(현지명 머크)와 화이자다. MSD는 내달 중 식품의약국(FDA)에 경구용 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먹는 치료제의 임상시험 2상에 들어간다고 최근 밝혔다.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MSD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숙주 세포에 들어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스스로 복제할 때 오류가 생기도록 한다. 바이러스의 정상적 복제를 방해해 증상과 전파력 모두 약해지게 한다. 화이자의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서 생존하기 위해 꼭 필요한 단백질 분해 과정을 억제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개 표면의 특정 단백질(스파이크 프로틴)이 달라지면서 변이가 생긴다. 이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로 들어가게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김요한 한국MSD 의학부 상무는 “백신이나 항체치료제는 대부분 스파이크 프로틴을 이용해 개발됐기 때문에 새로운 변이가 나오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MSD나 화이자 치료제는 바이러스 자체의 복제나 생존을 방해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변이가 계속 나온다 해도 효과를 잃을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 생애주기의 특정 단계에 맞춰 디자인됐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응해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셀트리온은 ‘칵테일 항체’로 변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주사 형태의 자사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성분과 다른 항체를 치료제로 추가 개발해 둘을 혼합하는 방식이다. 치료제에 성능 좋은 항체가 여럿 들어 있다면 다양한 변이가 유행해도 대응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독감 바이러스도 해마다 다른 변이가 유행하는 것처럼 코로나19도 결국 변이와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러 치료제 중 최종 승자 또한 변이에 잘 대응하는 치료제가 될 수밖에 없다. 백신과 달리 치료제는 다양한 종류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수영 셀트리온 전무는 “항체치료제가 안 들으면 경구용 약을 쓰고, 경구용 약이 안 들으면 항체치료제를 쓰는 식으로 상호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셀트리온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 일부 기업들은 들이마시는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MSD는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지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치료를, 가족들은 예방을 목적으로 약을 먹는 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분명 있다”며 “먹는 약과 흡입 약을 병용한다면 돌파감염도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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