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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핵심 3인 공통점은 정치권 이력 "사업 염두 입문했나"

입력
2021.09.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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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 전담팀이 29일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와 관련자들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의 청담동 회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 전담팀이 29일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와 관련자들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의 청담동 회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한 핵심 인물들이 과거 정치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유력 정당 당직자 출신이거나 국회의원을 보좌한 경험이 있었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필요한 '부동산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사전에 치밀하게 이력을 쌓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남욱(48) 변호사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8,700만 원을 출자해 1,007억 원의 배당 수익을 받았다. 그는 2008년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이듬해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을 포기하도록 정치권에 청탁하고, 국회 비서관을 통해 LH 국감자료를 빼낸다는 명목 등으로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8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는 국회 활동 이력을 자신의 부동산 사업 로비에 활용한 흔적으로 해석될 만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 사이의 '연결고리'로 지목받는 정민용(47) 변호사도 2012년 국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그는 국회 산자위 소속이던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실에서 5급 비서관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국회 근무 당시 법조전문 매체에 자신의 직업과 직함을 내세워 기고문을 쓴 적도 있다.

정 변호사는 2014년 국회를 떠나 성남도시공사에 입사하며 부동산 개발 관련 업무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서강대 선배였던 남욱 변호사가 정 변호사의 공사 입사를 주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성남도시공사에서 대장동 사업 투자심의 등 민관합동 개발 핵심 업무를 맡았고, 지난 2월 퇴사한 뒤에는 상사였던 유동규 성남도시공사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부동산컨설팅업체를 설립했다.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 대표인 이한성(57)씨도 국회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이씨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근인 이화영 킨텍스 대표가 17대 국회의원을 지낼 때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이씨가 이화영 대표 보좌관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야당에서는 "이재명 라인 아니냐"며 공격하고 있지만, 이 지사는 "알지도 못하는 보좌관을 어떻게 나한테 엮느냐"고 반박했다.

대장동 사업 핵심 인사들의 정치권 이력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남 변호사는 사업 성공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정치권에 입문한 것으로 보이고, 정 변호사도 국회 이력을 공사 활동을 하는 데 적극 활용한 흔적이 뚜렷하다”며 “부동산업자들은 정치권과 커넥션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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