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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기로'에서 보이지 않는 北 김정은

입력
2021.09.29 16: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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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인민회의·미사일 발사 참관 안 해?
한미 반응 보면서 '등판 시기' 결정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지 사흘 만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출렁이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화와 긴장의 갈림길에서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관망하면서 등판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오전 자강도 룡림군에서 진행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15일 열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두지휘한 박정천 당 중앙위 비서를 내세웠다.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는 것이 한미를 향한 대결 의지를 내비치는 행보로 읽힐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번 발사를 포함해 올 들어 6차례의 무력시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주재로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대의원은 아니다. 다만 2019년 시정연설을 통해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등 대외 메시지를 밝힌 전례가 있는 만큼 등장 여부에 이목이 모아진 터였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25일 담화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하며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개인적 견해'라는 단서를 달았다. 대외정책의 최종 결정자인 김 위원장의 의중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남북 및 북미관계는 김 위원장이 향후 어떤 메시지를 갖고 등장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날 이틀째 진행 중인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에 공개 행보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위해 전날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과 한미 대응을 보면서 협상 주도권 확보를 위해 유리한 시점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 발사를 '자위력 강화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대화 재개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및 이중기준 철회를 내걸고 있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북한은 최종 의사결정권을 김 위원장에게 남겨두는 형식으로 대외관계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대내적으로는 신무기 개발에 주력해 전술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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