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횡령하고 고객 명의 빼돌려 '셀프 대출'… 간 큰 은행원

입력
2021.09.28 11:35
수정
2021.09.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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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금융사고 4년여간 182건
사고 피해금액만 1600억 원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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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의 한 직원은 고객 통장과 신분증 사본 등을 이용해 대출서류를 직접 작성하는 방식으로 약 25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빼돌렸다. 이 직원은 주식투자 등 개인적인 일에 이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부산의 하나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던 여신담당 직원은 본인 앞으로 부당 대출을 실행해 약 30억 원을 횡령했다. 이 직원 역시 해당 대출금을 주식투자에 썼다가 은행 자체 감사에서 적발돼 경찰에 고발됐다.

위와 같은 불법 '셀프대출' 등 최근 4년여 동안 국내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가 18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로 발생한 피해금액만 1,600억 원이 넘었다.

28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은행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 은행에서 발생한 사기, 횡령·유용, 업무상 배임, 도난 등 금융사고는 총 182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금액만 1,633억 원에 달했다.

이 기간 5대(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에서만 총 115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전체 사고 건수의 63.2%를 차지했다. 금융사고가 가장 많이 난 곳은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으로, 각각 24건을 기록했다. 농협은행(23건), 신한은행·우리은행(22건), 기업은행(19건), SC제일은행(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고금액만 놓고 보면 우리은행이 42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윤창현 의원은 "은행의 핵심 자산은 고객의 믿음"이라며 "경영진은 신뢰에 직결되는 범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고 시스템 감사를 통한 사전 예방 노력에도 힘써야한다"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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