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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후보의 도전

입력
2021.09.27 18:00
수정
2021.09.27 18:30
26면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정의당 이정미(왼쪽부터), 김윤기, 황순식, 심상정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이정미(왼쪽부터), 김윤기, 황순식, 심상정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07년 민주노동당 경선에서 패배했고 2012년에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뒤 사퇴했지만 지난 대선 때는 완주 끝에 200만 표 이상을 확보했다. 2007년 권영길 후보의 70여 만 표 득표 이후 진보정당 대선 후보로는 최대 성과였다. 이번에도 민주당과의 연대에 선을 긋고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양당 체제의 불판을 갈아엎자”는 구호로 당내 경선을 치르고 있는 심 의원이 내년 3월 어떤 역할을 할지 자못 궁금하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번에 출마를 선언하면 세 번째 대선 도전이다. 2012년에는 중도 사퇴했으며 지난 대선 때는 21.4%를 득표하며 3위를 차지했다. 추석 이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결단을 못하고 있다. “지금 나온 후보들 중에 찍을 만한 사람이 없다고들 한다”면서 출마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2~3%에 불과한 여론조사 지지율이 고민인 듯하다. 독자 출마를 해도 당선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대 정당 후보의 박빙 구도에선 안 대표의 거취를 무시할 수 없다.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3지대에서 독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출마 선언 뒤에도 존재감은 약하지만 ‘새로운 정치’를 앞세워 부동층을 흡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보수ㆍ진보와 적당한 거리를 둔 채 중간지대에서 몸집을 불린다면 양대 정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도 있다. ‘새 정치’를 기치로 2012년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 역대 대선에서 제3후보는 양당 정치의 높은 벽을 뚫지 못했다. 정주영ㆍ이인제ㆍ문국현 후보가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지만 여당과 제1야당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2002년과 2012년에는 단일화 논의로 본선 진출마저 가로막혔다. 하지만 돌풍을 일으킨 제3후보는 ‘킹메이커’로서 대권의 향방을 좌지우지했다. 특히 정치 불신이 높을 때 선거 열기를 끌어올리며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D-6개월 부동층 비율이 32%로 역대 최고치다. 심상정ㆍ안철수ㆍ김동연의 역할이 주목된다.

김정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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