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권위자' 쉬프와 부흐빈더가 온다

입력
2021.09.23 16:39
수정
2021.09.23 16:4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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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7일부터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노 소나타 등 연주

다음 달 내한 공연을 준비 중인 거장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왼쪽)와 루돌프 부흐빈더. 마스트미디어·빈체로 제공

다음 달 내한 공연을 준비 중인 거장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왼쪽)와 루돌프 부흐빈더. 마스트미디어·빈체로 제공

피아노를 좋아하는 클래식 팬이라면, 그리고 베토벤 애호가라면 다음 달을 기대해도 좋다. 거장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68)와 루돌프 부흐빈더(75)가 내한한다. 베토벤 해석에 일가견이 있는 연주자들이다. 국내 백신 접종률이 비약적으로 올라가고 있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논의도 활발한 만큼 해외 연주자들의 공연 성사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23일 공연계에 따르면 다음 달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안드라스 쉬프의 리사이틀이 열린다. 헝가리 출신인 쉬프는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연주자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베토벤 소나타 17번('템페스트')과 26번('고별'), 32번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쉬프는 고전주의 레퍼토리 가운데 베토벤 소나타 해석에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40대 후반부터 32개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완성하며 전 세계 20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했다. 중년이 돼서야 베토벤 연주에 매진한 배경을 두고 쉬프는 "성숙함과 경험을 쌓지 않고서는 시도할 수 없는 작품이 베토벤 곡"이라며 "베토벤을 맞기 위해 고통스럽고 힘겨운 투쟁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19, 20일에는 예술의전당에서 부흐빈더가 베토벤 소나타와 디아벨리 변주곡 시리즈를 연주한다. 19일의 경우 소나타 8번('비창'), 14번('월광'), 21번('발트슈타인') 등 대표곡을 포함해 모두 5개의 소나타를 들려줄 계획이다. 다음 날에는 디아벨리 변주곡이 집중 연주된다. 변주곡의 기본 주제가 된 안톤 디아벨리의 왈츠부터, 베토벤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곡가들의 디아벨리 변주곡이 소개될 예정이다. 부흐빈더의 공연은 당초 지난해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탓에 올해로 연기됐다.

부흐빈더 또한 현존하는 최고의 베토벤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열렬한 악보 수집가로도 유명한데, 그의 서재에는 39종에 달하는 베토벤 소나타 악보가 소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허명현 클래식 평론가는 "쉬프와 부흐빈더 모두 소문난 완벽주의자"라며 "그들은 악보를 온전히 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악보를 매개로 그들이 생각하는 베토벤의 형상을 그리는데 어떠한 것도 타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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