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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사랑하고 누가 미워하나'로 본 대선주자 '빅4'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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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선을 약 6개월 앞두고 '빅 4'의 경쟁으로 판세가 압축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일단 ‘빅 4’에 들었다.
여론조사별 단순 지지율로는 표심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 대선주자가 유권자에게 어떤 평가를 받는지, 지지율 확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기준 중 하나는 '누가 좋아하고 누가 싫어하는지'를 따져 보는 것이다.
이에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호감도·비호감도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빅4 대선주자들의 지지층과 비토층을 분석해 봤다.
이 지사는 40대·자영업자 사이에선 선전했지만, 청년·학생의 마음은 사지 못했다. 윤 전 총장은 반(反)문재인 표심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으나, 중도·젊은층까지 확장하지 못했다. 홍 의원의 상승세는 남성 청년층의 지지에서 나오고, 이 전 대표는 호남·여성 표심을 상대적 우군으로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지사의 평균 호감도는 34%. 40대의 호감도(49%)가 특히 높았다. 40대는 민주당 열성 지지층이기도 하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의 호감도(43%)가 두드러졌다. 이 지사를 돕는 서울 지역 의원은 22일 “40대와 자영업자들은 자기 힘으로 일어선 신화 창조형 인생 스토리에 공감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18~29세 유권자와 학생 사이에선 이 지사 호감도가 각각 24%, 13%로 낮았다. 비호감도 역시 18~29세에서 66%, 학생 사이에선 71%로 이 지사의 평균 비호감도(58%)를 크게 웃돌았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투기 의혹, 조국 사태 등이 일으킨 ‘불공정 논란'을 계기로 기회가 박탈됐다고 느낀 청년과 학생들이 여전히 여권 후보를 불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 이 지사의 호감도는 65%, 비호감도는 27%였다. 이낙연 전 대표의 민주당 지지자 호감도는 44%, 비호감도는 47%로 집계됐다. 이 지사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지만, 경기 성남시 대장동 도시개발 특혜 의혹의 여파가 어디까지 번질지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지역별 호감도를 보면, 이 지사는 부산·울산·경남에서 23%로 가장 낮았다. 보수의 심장부이자 이 지사의 고향(경북 안동)인 대구·경북의 호감도(30%)보다 저조했다. 이 지사가 전재수 의원 등 부산 지역 전·현직 의원 영입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배경이다.
윤석열 전 총장의 평균 호감도는 30%. 그의 최대 지지층은 '반(反)문재인' 정서에 공감을 표하는 사람들이다. 국민의힘 지지층(64%), 보수 유권자(54%), 문재인 대통령 부정 평가자(49%) 사이에서 호감도가 특히 높았다. 보수진영에서 윤 전 총장을 가장 유력한 정권 탈환 카드로 꼽고 있다는 뜻이다. 잇단 위기에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굳건한 이유이기도 하다.
광주·전라 지역에서 윤 전 총장의 비호감도는 82%로, 대구·경북(44%)의 2배에 육박했다. 호남 표심이 그를 위협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윤 전 총장의 과제는 '정통 보수 주자'를 넘어서는 것이다. 세대별 호감도를 보면, 50대(40%)와 60대 이상(45%)과 18~29세(18%) 30대(16%) 사이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중도층의 호감도(28%)도 높지 않았다. '쩍벌' 습관과 '주 120시간 노동' 등 설화가 호감도를 주저앉힌 원인으로 꼽힌다. 사무관리직(71%)과 학생(63%) 사이에서 비호감도가 유독 높았다.
빅4 주자를 통틀어 전업주부(44%)의 호감도가 가장 높은 건 특이점이다. "자녀 입시와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계층이 윤 전 총장의 '공정' 이미지와 정책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게 윤 전 총장 측의 자체 분석이다.
홍준표 의원의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만든 지지층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청년 남성'이다. 홍 의원의 호감도는 남성 (38%), 30대(36%), 학생(36%),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많이 있는 응답자'(37%) 중에서 평균 호감도(28%)보다 높았다.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바람은 '젊은 남성층의 인기'가 동력인 셈이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보다 지지층의 스펙트럼이 넓다. 대구·경북(35%), 부산·울산·경남(34%)과 광주·전라(28%) 지역의 호감도 편차가 크지 않았다. 서울(24%), 인천·경기(25%)에서도 고루 호감을 얻었다. 보수(36%), 중도(32%), 진보(21%) 지지층의 격차도 비교적 적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 사이에서 확실한 지지 기반을 만들진 못했다. 60대 이상(66%)과 대구·경북(63%)에서 홍 의원에 대한 비호감도가 상당하다. 윤 전 총장보다 각각 2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무야홍 바람'이 '젊은 남성' 사이에서만 부는 것도 한계다. 여성(72%), 전업주부(69%) 사이에선 홍 의원 비호감도가 월등하게 높았다. 과거 여성 비하 발언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 측은 "여성 공약을 쏟아내는 '보여주기'로 접근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을 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평균 호감도는 24%. 광주·전라의 호감도(45%)는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전남 영광 출신에 전남지사 경력 등을 내세워 '호남의 적자'를 자처해온 덕이다. 이 전 대표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호남에 누구보다 공을 들여왔다. 오는 25, 26일 호남권 순회 경선에 이 전 대표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다만 ‘본선 경쟁력을 갖춘 사람을 밀어준다’는 호남 특유의 전략적 투표 경향은 이 전 대표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실제 광주·전라에서 이재명 지사의 호감도는 51%로, 이 전 대표와 오차 범위(±3.1%포인트) 안이고, 비호감도는 이 전 대표가 45%로 이 지사(35%)보다 오히려 높다.
이 전 대표는 대구·경북에서 비호감도가 74%로 특히 높은 편이었다. '호남'을 강조한 것이 양날의 검이 된 것이다.
이 전 대표의 평균 비호감도는 66%이고, 여성 비호감도는 61%였다. 이 전 대표 측은 “이재명 지사와 달리 사생활 논란이 없기 때문”이라며 “여성 지지율이 특히 높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속성을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대선주자들과 비교하면 이 전 대표의 여성 비호감도는 홍 의원(72%)보다 낮지만, 이 지사(58%)나 윤 전 총장(57%)과는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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