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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주범' 부정맥, 10초 심전도 검사로는 발견 어려워

입력
2021.09.17 20:56
수정
2021.09.1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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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연속 심전도 검사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 나와

부정맥은 3분의 1 정도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병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부정맥은 3분의 1 정도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병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은 1분당 60~80회를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이 정상 박동 범위를 벗어나 빠르거나 느리게 뛰는 것을 말한다. 부정맥은 인구의 2% 정도(100만 명) 발생하지만 20%만 치료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돌연사(90%)의 주범’으로 불린다.

부정맥은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쿵쾅쿵쾅하는 것 같다거나,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탕탕 치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가슴속에서 심장이 한 번 혹은 연달아 가볍게 덜컹대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맥이 빠짐, 흉부 불쾌감, 호흡 곤란, 어지러움, 실신, 피로감 등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애매해 예민하거나 정신 질환이 있다고 오인받기도 한다. 부정맥으로 인해 생긴 합병증으로 사망하거나 영구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부정맥의 가장 흔한 유형은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빈맥(頻脈)에 속하는 심방세동(心房細動ㆍatrial fibrillation)이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돌연사 가능성이 높으며, 뇌졸중 발생 가능성은 일반인보다 5배가량 많다.

부정맥은 간헐적으로 갑자기 생길 때가 많고 짧은 시간 내 발작성으로 증상이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지기도 한다. 심장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더라도 진료실에서 부정맥을 확인하지 못할 때가 적지 않다. 게다가 무증상인 경우가 3분의 1 정도나 된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10초 동안 찍는 심전도 검사나 주렁주렁 여러 개의 선을 달고 찍는 24시간 홀터 심전도 검사로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장기간 가슴에 패치를 붙이고 모니터링하는 웨어러블 연속 심전도 장비가 많이 나왔다. 패치형 연속 심전도는 부정맥 진단율을 높이고 검사도 편리해졌다.

미국에서는 2011년 ‘지오패치(Zio-XT)’라는 웨어러블 형태의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가 상용화돼 널리 쓰이고 있다. 작은 패치 형태여서 가슴에 편하게 부착하고 14일까지 연속적으로 검사할 수 있어 부정맥 진단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지오패치로 14일간 장기 모니터링해 부정맥을 진단한 1만6,000여 명의 임상 결과, 모니터링을 시작한 후 1일이 지난 뒤에 부정맥의 50% 정도가 확인됐고, 10일 이내에 96%가 진단됐다.

국내에서도 2019년부터 장기간 연속 심전도 검사가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들이 허가됐다. ‘에이티 패치’의 경우 14일간 연속적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가슴에 부착해 사용하는 초소형ㆍ초경량 패치 형태여서 간편하고 티가 나지 않는다. 심방세동 진단에 필요한 P파(P-Wave)를 분명히 관찰할 수 있고,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자체 분석 프로그램으로 17개 종류의 부정맥을 탐지할 수 있게 되면서 ‘숨은’ 부정맥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윤창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뇌졸중이 발생한 뒤 부정맥을 진단받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정기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특히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면 부정맥을 알아낼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했다.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를 가슴에 부착한 모습.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를 가슴에 부착한 모습.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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