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첫 토론서 '조국수홍' 암초 만났다

입력
2021.09.17 16:37
"조국 수사 과도했다" 주장에 집중포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사옥에서 열린 1차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근 거침없는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던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예상 밖의 암초를 만났다. 윤석열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가 과도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비판의 중심에 선 것이다. 반면 ‘1일 1설화’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말실수가 잦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비교적 무난하게 토론회를 마쳤다.

논란의 발언은 16일 1차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 후반부에 나왔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2심에서 실형 판결까지 받았는데, 검찰이 조 전 장관 가족을 도륙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질문에, 홍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들어갈 테니 가족은 건드리지 말아 달라’, 이렇게 윤 전 총장한테 얘기를 하고 자기가 들어갔으면 가족 전체가 들어갈 필요가 없었던 사건”이라고 답했다. 이어 하태경 의원이 “홍 의원이 조국 교수와 썸을 타고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조 전 장관 편을 드는 게 아니라 과잉 수사를 했다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토론회가 끝난 뒤 당 안팎에선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이 아닌 ‘조국수홍(조국을 지키는 홍준표)’이라는 비난 목소리가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17일 취재진과 만나 “조 전 장관의 경우는 관례나 관용을 베풀 상황이 아니다”라며 “1가구 1범죄, 이런 식으로 (가족 구성원이라고) 수사를 안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날 C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실언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홍 의원 대선캠프에도 지지자들의 항의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검찰 수사 관례를 보면 홍 의원의 소신처럼 부부를 동시에 구속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부부가 모두 구속된 사건에서 남편이 잡혀 들어가자 앞서 구속된 부인을 풀어준 사례도 있다. 하지만 홍 의원은 갈수록 높아지는 당내 비판 수위에 “조 전 장관의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반면 그간 여러 차례 설화에 휩싸였던 윤 전 총장은 1차 토론회를 별 탈 없이 마쳐 ‘2강’인 홍 의원과 대비됐다. 물론 토론 시간이 제한돼 원론적 질의응답이 대부분이었고, 주도권 토론 특성상 질문이 길고 답변이 짧아 말실수 여지가 적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차 토론회는 탐색전 성향이 짙었다”면서 “앞으로 특정 주제를 놓고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면 후보들의 진면목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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