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4·7 재보선 참패 잊었나... 뻔한 인물로는 이길 수 없다"

입력
2021.09.17 04:30
향후 단일화·내년 서울시장 출마는 없을 것
이재명, 민주적 소양 부족... 퍼포먼스 정치
文 정부 남북관계 잘했지만 부동산서 실패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공포가 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의 3부 능선을 넘은 결과,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당내 주자 가운데 가장 '젊은 피'(만 50세)로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주목받았다. 지난 6월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여권 후보 지지율 3위를 기록했다. 재보선 참패 이후 '이대로 가면 대선도 어렵다'는 당내 분위기와 야당발(發) '이준석 현상'이 맞물려 세대교체론이 힘을 얻으면서다. 그러나 재보선 참패에 따른 불안이 희미해지면서 동력을 얻지 못했다는 게 박 의원의 진단이다.

박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정권교체론이 정권유지론보다 높은데 (당원들이) 다소 방심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대선에서 '뻔한 인물', '뻔한 구도'로 나선다면 재보선에 이어 또다시 진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간 조국 사태나 부동산 정책 등의 현안에서 당내 주류인 친문재인계나 친문 강성 지지층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검찰개혁이나 언론개혁 얘기하면 박수 받을 수 있는 것을 왜 모르겠느냐""정치인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과정에서도 강성 지지층의 비판을 받더라도 중도층을 공략해 더 많은 민심을 얻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유능한 진보'를 강조한 그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등 당내 다른 주자들의 '현금 살포' 공약을 겨냥해 "다들 청년이면 얼마 주고 애 낳으면 얼마 주고 하는 식으로 허경영을 따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부펀드, 법인·소득세 감세, 바이미식스(바이오·미래자동차·6G) 등 미래를 말하는 후보는 저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_1차 슈퍼위크까지의 성적을 어떻게 평가하나.

"캠프 내부적으로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여론조사에선 3위인데 경선 개표 결과는 5위(정세균 전 국무총리 중도사퇴로 현 4위)에 그쳤다. 당원들이 박용진의 비전에 눈길은 주고 있지만 지지로 연결되진 못하고 있다."

_이 지사에 대해 '말만 요란한 진보'라고 했는데, 이 지사는 여전히 1위 후보다.

"이 지사가 정치의 답답한 면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은 있다. 그런데 이것은 퍼포먼스지, 정치가 아니다. '일산대교 무료화' 정책이 대표적이다. 노후자산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의 투자를 무력화시켰다. 국민연금을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악덕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처럼 악마화했다. 정치는 상대 얘기를 듣고 설득해 합의를 만드는 과정이지 밀어붙이는 게 아니다. 민주적 소양에 문제가 있다."

_최근 정 전 총리의 중도사퇴로 경선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나.

"유불리를 따지는 건 '잔 계산'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자격을 가진 정 전 총리가 중도 포기한 게 마음이 아프다."

_향후 단일화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나.

"없다. 민주당의 변화, 정치의 세대교체, 대한민국의 시대교체를 내걸고 나왔다. 그걸 위해 분투하는 게 제 역할이다."

_대선 경선 출마 이후 내년 서울시장 출마설도 나온다.

"부질없는 소리다. 안 나간다."

_국민의힘 최종 후보는 누가 될 것으로 전망하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아니다. '1시간만 토론하면 밑천 드러날 것'이라 했는데, 20분도 안 걸리겠더라. 홍준표 의원이 올라오고 있다.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큐)'이다. 제 목표가 '여의도 손흥민'이다. 손흥민 선수는 왼쪽 공격수로 나와 중앙 돌파도 하고 오른쪽 돌파도 한다. 수비하기 어렵다. 홍 의원은 태극기 들고 오른쪽만 돌파할 거다. 수비수 하나면 된다."


인간 박용진은. 송정근 기자


_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과를 꼽는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며 전쟁 직전까지 갔던 남북관계를 평화 모드로 전환했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치적 혼란도 잘 수습했다. 셧다운(봉쇄) 없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를 잘 막았다. 하지만 부동산 실패가 컸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_집값을 잡을 대안이 있나.

"가치성장주택을 도입하겠다. 정부가 주변 시세 70% 수준으로 새 집을 공급하며 매입자에게 집값의 103%까지 대출을 해준다. 다만 토지와 건물 지분은 개인과 정부가 반반씩 나눠 갖는다. 언제든 팔 수 있지만 공공기관에 넘겨야 한다. 7억 원에 사서 10억 원에 팔리면 그 차익을 개인과 정부가 1억5,000만 원씩 나눠 갖는다."

_유능한 진보를 내걸었다.

"'진보는 경제에 무능하고, 안보에 유약하고, 퍼주기만 잘한다'는 무능의 틀을 깨야 한다. 열심히 일하면 결혼도 하고, 집도 살 수 있고, 아이도 낳을 수 있는 제도적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유능한 진보다."

-공무원연금·정규직·의사 '3대 기득권 타파'를 약속했다.

"대통령은 인기 있는 정치인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하고, 공공부문 호봉제를 직무급제로 전환하고, 원격 진료 등을 도입해 우리 사회의 낡은 기득권을 허물어야 한다."

_'7% 수익' 국부펀드로 국민을 부자로 만들겠다고 했다.

"나라도 부자로, 국민도 부자로 만드는 공약이다. 30세 직장인이 매달 50만 원씩 30년간 적립하면 수익률 7% 기준 원금 1억8,000만 원에 이자(4억3,000만 원)를 더해 6억1,000만 원까지 불어난다. 은퇴 후 매달 399만 원씩 받는 셈이다."

_전 세계적으로 그렇게 높은 수익률의 펀드가 별로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국민연금 30년 연평균 수익률이 6.2%다. 여기서 1%포인트 높이자는 거다. 그렇게만 해도 연금 고갈이 6년 미뤄진다. 정부 외화자산을 굴리는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해 24조 원을 벌었다.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해 자국 국부펀드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약 40조 원을 인출했다. 돈만 잘 굴려도 큰일을 할 수 있다."


박준석 기자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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